TV 저널리즘의 불공정(An unfair go for TV journ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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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TVNZ 감원에 대한 뉴스가 대거 쏟아지는 가운데 멜리사 리(Melissa Lee) 방송부 장관이 뉴스토크(Newstalk) ZB 진행자 헤더 뒤 플레시스-앨런(Heather du Plessis-Allan)에게 자신은 (이 사태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은 “전혀 모른다”고 말하자 플레시스-앨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장관이 정말 아는 게 전혀 없는지 물었다.
리 장관의 놀랍도록 수동적인 태도는 현재 전개되는 미디어의 위기를 바라보는 정부의 냉담한 시각을 반영하는 것 같다.
TVNZ 직원들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 미디어를 통해 약 68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슬픈 소식을 접해야 했다.

TVNZ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선데이(Sunday), 1970년대부터 방송해 온 인기 소비자 프로그램 페어 고(Fair Go), 그리고 정오 및 심야시간 뉴스의 폐지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일주일 전, 뉴스허브(Newshub)에서 소유주인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가 뉴스룸 전체를 없애고 최대 300명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더 나쁜 소식이 발표되었는데 직장을 잃게 될 사람 중 다수가 뉴스 분야 종사자여서 여파는 크다.
온라인 기사가 아무리 많이 쏟아지더라도 지금 언론의 빈 자리를 채울 수는 없다.

페어 고(Fair Go) 프로그램의 폐지는 소비자 문제에 관한 대중성 있고 적극적이며 전형적인 키위 스타일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종말을 의미하지만 Sunday 프로그램 폐지는 영국의 파노라마(Panorama)나 미국의 60 Minutes에서 영감을 받았던 시사 저널리즘의 오랜 전통이 사라지는 것이라 더 걱정이다.
60 Minutes 프로그램은 뉴질랜드가 라이선스까지 받은 프로그램이다.
전성기 때 Sunday나잇 쇼는 엄청난 시청자 확보를 위해 타 방송사와 경쟁했는데 그 때문에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다. 초기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일부 TV3 제작진은 스터프 서킷 팀(Stuff Circuit team)에 합류했지만 그것도 해체되었다.

지난 2월 뉴요커(New Yorker) 잡지의 한 기사는 미디어가 “멸종 수준의 사건”에 준비되어 있는지 물었고 이 종말론적 표현이 뉴질랜드에서도 널리 퍼졌는데 뉴스허브(Newshub) 사태와 함께 그보다 충격이 조금 덜한 TVNZ 사태로 인한 영향을 잘 짚고 있다.
2018년 스터프(Stuff)와 뉴질랜드 헤럴드(New Zealand Herald)의 합병이 부결될 때 미디어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와 다른 정부가 미디어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과거처럼 걱정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정부가 뉴스허브를 구제해야 한다 거나 TVNZ감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 같은 진짜 위기상황에서 멜리사 리 장관의 낮은 자세는 이상해 보인다.
그러나 ACT당 대표이자 향후 부총리가 될 데이비드 시모어(David Seymour)의 행동은 그보다 더 이상하다.

시모어는 언론인 전반에 대한 심각한 이해부족을 드러냈고 TVNZ 기자 두 명을 지목하여 개인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존 캠벨(John Campbell)이나 베네딕트 콜린스(Benedict Collins) 같은 사람이 시모어의 비난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의 발언은 분명히 냉소적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주식을 보유한 장관이 TVNZ의 편집 결정권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말한다.
시모어는 그러한 비난을 웃기는 소리라고 일축했지만 오타고(Otago) 대학 법대교수, 앤드류 게디스(Andrew Geddis)는 그가 TVNZ법의 정신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모어의 논평은 그가 2023년에 같은 행동을 한 노동당(Labour) 키리 앨런(Kiri Allan)을 비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이러니가 되고 말았는데 자신이 했던 말을 자기에게 적용해야 맞다.
그는 사람들이 “돈줄을 쥔 사람들이 언론에 간섭하는 것에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정말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일은 처음은 아니어서 ACT당은2019년 3월 15일 이슬람 사원 테러의 대응조치로 설립된 극단주의 연구 센터의 한 학자의 해고를 요구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모어는 자신의 청중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문제점을 보도하는 미디어가 멋대로 떠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미디어 외 다른 분야 기업이 문을 닫아 일자리가 사라질 때의 언론보도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게 사실이다.
언론을 불신하는 성향의 사람들은 이미 미디어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이 지나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디어는 왜 다르게 취급되어야 할까?
분명한 대답 가운데 하나는 모든 정부에게 충분한 정보원을 갖추고 독립성이 완전한 제4의 기관만이 가능한 감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연립 정부, 이전 노동당 정부, 재산세 인상안을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모두를 포함하여 모든 정부는 공정하고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다만 지금 정부를 생각하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 뉴질랜드 제일당 장관 셰인 존스(Shane Jones), 담배산업 투명성 규정에 대한 그의 물렁한 발언, 법무부 장관 폴 골드스미스(Paul Goldsmith)의 갱단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 회피, 크리스토퍼 럭슨(Christopher Luxon) 총리의 숙소 문제, 패스트 트랙(Fast-track) 법안 통과 등이 떠오르는데 이 모든 게 지난 주 쏟아져 나왔다.
국영, 민영을 떠나 모든 언론은 준비가 덜 된 일부 장관들이 아는 게 과연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The Press, 9 March 2024)

(번역: 김 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