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가 되어버린 소박한 꿈(Pavlova paradise is a luxury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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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 주택의 가격으로 74만5천 달러가 합리적인가 하는 질문이 지난 월요일, 대부분 뉴질랜드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사람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로 신문 헤드라인을 채운 듯 한데 공정한 주택보급을 위해 노력해 온 몇몇 사람들은 기사에서 터무니없다, 지나치다, 또는 절망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후까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는 ‘11살된 아이, 개, 고양이와 함께 내가 버스로 이사하는 까닭은?’ 이었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도 74만5천 달러짜리 집과 마찬가지로 과열된 웰링턴 (Wellington)의 부동산시장이었다.
오클랜드(Auckland)의 주택 중간가격이 백만 달러를 넘어선 지 불과 5개월만에 웰링턴 주택의 중앙가격도 백만 달러를 넘어서자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고 당연히 뉴스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일부 대도시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전국의 집값이 들썩이고 있으며 렌트비는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야기와 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유사한 사례를 보면서 이것이 적절하다고 보는지 아니면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는지는 주택보유 여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주택구입능력(housing affordability)은 망원경을 어느 쪽에서 보는가와 같이 입장에 따라 다르며 주택구입을 위해 저축해둔 돈에 여유가 있는지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다만 부동산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지금처럼 끝없이 오르는 부동산가격은 마침내 자신에게 피해로 다가올 것임을 알아야 한다. ‘흔들리는 중산층’(Under Pressure: The Squeezed Middle-Class) 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로 선진국을 회원으로 하는 국제기구. 역자 주)는 지난 20년 동안 주택가격이 가계 중간소득의 증가보다 세 배나 빠르게 증가했으며 그 결과 “중산층의 저축능력은 줄고 빚에 허덕이는 경우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천정부지인 주택가격은 중산층에게는 분명한 위협이다. 자유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책연구소, New Zealand Initiative의 대표, 올리버 하트위치(Oliver Hartwich)는 “높은 주택가격은 도시의 성공이 아니라 시민에게 필요한 주택을 공급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이미 수년 전에 언급한 바 있다. 재신다 아던(Jacinda Arden) 총리가 첫 임기에 자신이 정부를 이끄는 동안 자본이득세(Capital gain tax, 한국의 양도소득세와 같이 자본자산의 매각을 통해 발생하는 이득에 대한 조세. 역자 주)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사실상 정부가 만성적인 주택구입문제에 있어 뒷짐을 지겠다는 이야기여서 이해하기 어렵다.
주택은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아니라 기본적 인권 가운데 하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중앙정부는 보다 많은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뉴질랜드의 주택논쟁은 흔히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옮겨가며 이뤄지는데 주택 수요측면에서는 주택담보 인정비율(loan-to-value: LTV, 주택가치 대비 대출 가능한 최대금액의 비율. 역자 주)에서 부채상환비율(debt-to-income: DTI, 연간소득에서 1년간 상환하는 부채의 원금 및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 역자 주), 공급측면에서는 작은 집과 건축규제 완화가 논제로 등장한다.
사람들이 시내에서 더 먼 곳에 거주할 수 밖에 없게 되면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과 교통체증이 증가하여 지금의 주택위기를 기후변화 위기로 전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주택의 고밀도화와 고층화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손보는 등 모든 수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과거 뉴질랜드 사람들의 꿈이던) 1,000 ㎡ 땅 위에 지은 집을 갖는 게 당연하지 않은 사치가 된 지금, 사람들은 비좁은데다 전망도 마땅치 않고 햇볕조차 잘 안 드는 집에 사는 것을 사치를 누리는데 따른 대가로 여겨야 할 지도 모른다.

(The Press, 23 March 2021).


(번역: 김 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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