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Z 새 이야기’>“부채질해 먹이 잡는 뉴질랜드 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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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 주변의 여러 트레킹 코스를 다니로라면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작은 새 한 마리가 아주 가깝게 뒤를 쫓아오곤 하는 경험들을 하신 분들이 주변에 꽤 많습니다.
<사람 무서워하지 않는 팬테일>
뉴질랜드 토종인 이 새는 정식 명칭이 ‘뉴질랜드 팬테일(NZ Fantail)’이라는 명금류(지저귀는 새)로 이름 그대로 부채꼴의 넓고 기다란 꼬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새는 사람을 만나면 무섭지도 않은지 1~2m까지 바싹 접근하는데, 보통은 몇 분 동안 가까이 뒤쫓아오다가 제 갈길로 훌쩍 날아가버리곤 합니다.
이는 사람이 오면 주변의 벌레도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잡아먹기 위한 행동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러다보니 팬테일이 갑자기 공중에서 묘기를 부리는 장면도 마주하곤 합니다.
독특한 꼬리 모양으로 다른 새와 쉽게 구분되는 데다가 ‘삑’하고 내는 울음소리도 몸 크기에 비해 큰데, 또한 개체 수도 꽤 되기 때문에 트레킹 중 만나면 일견 반갑기도 합니다.
몸길이는 16cm 정도이고 체중은 8g에 불과한 작은 새인데 휜 눈썹 부위가 특색이고 꼬리에 흰 줄이 있는데 얼룩덜룩한 색을 가진 일반적 종류와 함께 검은색 등 2종류이며, 그중 검은색은 특히 남섬에서 전체 개체의 5%가량을 차지합니다.
팬테일은 남북섬은 물론 스튜어트와 채텀 제도 등 널리 서식하며 사는 장소도 숲과 관목 지대를 포함해 과수원과 농장, 그리고 도시의 공원 등 장소를 별로 가리지 않는데, 하지만 추위에 약해 남섬 북단 말버러 내륙이나 오타고 중부처럼 눈과 서리가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보기가 힘듭니다.
팬테일은 저지대의 넓은 삼림이 광범위하게 경작지로 바뀌는 환경에서도 비교적 적응을 잘한 새로 꼽히는데, 하지만 이 역시 외래종 천적 포유류에 의해 피해를 보며 특히 선박으로 전 세계로 퍼진 ‘ship rat’에 취약합니다.
그런데 긴꼬리 뻐꾸기가 자주 팬테일 둥지를 습격해 알과 새끼들을 완전히 청소하는 장면이 관찰됐는데 이는 종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현상입니다.
<먹이 찾을 때 겁주려고 꼬리로 부채질>
번식 시기는 위치와 기상 조건에 따라 다소 다른데 사우스랜드 등 남쪽에서는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로 이듬해 3월까지인 북쪽보다 번식기가 조금 짧으며, 둥지는 이끼나 말린 나무 섬유, 마른풀과 양치류 등으로 지상에서 1~2m 높이의 나무에 촘촘하게 만들어 나뭇잎으로 보호합니다.
보통 2~5개 알을 낳으며 14일가량 암수가 차례로 품어 부화시키는데 갓 태어난 새끼들은 꼬리가 짧으며 깃털이 나기까지 14일, 그리고 독립하는 데는 부화 후 26일가량이 걸리는데 남섬에서는 이 기간도 36일 정도로 조금 깁니다.
생후 한 살부터 새끼를 가질 수 있으며 한 시즌에 최대 5번까지 알을 낳는 것이 관찰됐는데, 암컷이 다음 둥지를 짓기 시작할 때 수컷은 이미 낳은 새끼들을 돌봅니다.
수명은 북섬에서는 최대 5년까지 관찰됐지만 남섬에서는 2년 플러스로 나와 있으며 채텀 제도에 사는 개체는 아직 조사가 제대로 안 됐습니다.
또한 팬테일은 주로 나방이나 파리, 딱정벌레 및 거미와 같은 작은 무척추 동물을 잡아먹는데 큰 먹이는 반복적으로 쪼아 제압하며 날개처럼 소화 안 되는 부위는 미리 잘라 버리며 때로는 작은 과일류도 먹습니다.
또한 간혹 먹이를 찾을 때 날개나 꼬리로 부채질을 하는데 이는 아마도 먹이를 겁주게 해 움직이게 만들려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