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CH “길거리 살인 사건 희생자는 피지 출신 이민자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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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크라이스트처치 주택가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이는 피지 출신 이민자인 라이사 마라이아 와카(Laisa Maraia Waka)로 신원이 공개됐다.

50대로만 알려진 와카는 지난 6월 25일(토) 오후 4시 20분경,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속번(Sockburn)의 샤이엔(Cheyenne) 스트리트에서 한 남성에게 공격을 당해 현장에서 숨졌다.

와카는 당시 아일람(Ilam)의 요양원(rest home)에서 일을 마친 뒤 버스 정류장에서 300m가량 떨어진 사건 현장을 지나 인근에 위치한 자기 집으로 걸어서 돌아가던 중에 변을 당했다.

당시 긴급 출동한 구급요원과 주민들이 그녀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11살짜리 와카의 아들이 자기 엄마인지도 모르고 이를 지켜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37세의 남성으로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건 직후 현장에서 500m가량 떨어진 엡섬(Epsom) 로드에서 경찰견을 동원한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는데, 당시 사건 이후에 도착해 그와 함께 있던 형제 한 명이 붙잡혔다가 사건과 관련이 없음이 확인된 후 풀려났다.

사건 현장은 리카턴(Riccarton) 경마장과 가까운 주택가인데, 참변을 당한 와카는 피지에서 지난 2018년에 입국해 자신보다 2년 전에 먼저 입국해 있던 목수인 남편 네마니 투니다우(Nemani Tunidau) 및 아들과 함께 이곳에 살고 있었으며 부부는 이미 영주권을 신청한 상태이다.

와카에게는 이곳에서 함께 살던 아들 외에도 3명의 자녀가 더 있으며 현재 이들은 피지에 살고 있고 그중 한 아들은 경찰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범인은 6월 27일(월) 영상으로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에 출정했으며 일단 신원 공개는 금지됐다.

담당 판사는 정신병 관련 사건에 대한 법률에 따라 범인이 재판을 받는 게 적합한지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면서 오는 7월 15일(금) 크라이스트처치 고등법원에 다시 출두할 때까지 구금하도록 조치했다.

어처구니없는 사건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자 크라이스트처치는 물론 전국의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으며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의 피지 커뮤니티는 할 말을 잃은 상태이다.

커뮤니티의 한 관계자는 대낮에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 버젓이 거리를 나다닌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면서, 와카의 아들은 현재 큰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와카는 모라이아(Moraia) 피지 교회의 합창단 단원이기도 했는데 현재 피지 커뮤니티는 교회를 중심으로 유족을 돌보는 한편 기브어리틀(Givealittle)을 통해 모금 운동도 벌이고 있으며 와카의 시신은 남은 자녀들을 위해 피지로 보내질 예정이다.

존 프라이스 캔터베리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끔찍하고 충격적인 묻지마 범행이며 지역사회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고, 범행 도구가 회수됐으며 범행 동기를 포함해 사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캔터베리 보건위원회와 앤드류 리틀 보건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언론에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최소한 38명이 살인 또는 살인으로 의심되는 정황으로 사망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에는 34명, 그리고 연간으로는 69명이 각종 살인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뉴질랜드에서는 매년 평균 71명의 살인 사건로 인한 희생자가 발생하는데 이는 인구 10만 명 당 1.3명으로 OECD 중간치(median)인 0.95명보다 많은 상황이다. (사진 출처: 기브어리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