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특집 ] “거대한 로켓이 캔터베리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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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 정부는 마오리 부족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크라이스트처치 인근의 작은 반도인 ‘카이토레테 스핏(Kaitōrete spit)’의 땅 일부를 1600만달러에 구입했다.
구입 이유는 로켓 발사대를 설치하기 위해서인데, 이번 주 코리특집으로 뉴질랜드의 로켓 산업의 개발 역사와 함께 현황, 그리고 새로이 발사장이 들어설 부지에 대해 소개한다.

‘로켓 랩’의 마히아 로켓 발사장

<로켓 찾아달라 호소했던 공학도들>
지난 2013년 12월 크리스마스 무렵, 크라이스트처치 신문들에는 당시까지만 해도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만한 기사가 하나 실렸다.
그것은 2명의 캔터베리대학 공대생들이 인근 농부들에게 잃어버린 소형 로켓의 잔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조지 뷰캐넌(George Buchanan)과 데이빗 라이트(David Wright)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은 당시 기계공학과의 학부와 대학원에 재학 중인 공학도들이었다.
평소 로켓에 관심이 컸 이들은 크리스 한(Chris Hann) 박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작은 로켓을 만들어 기존의 국내 최고 상승고도 기록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수립할 계획이었다.
둘 중 뷰캐넌은 기체 제작을 그리고 라이트는 GPS시스템 및 자세 제어 등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이들은 2013년 12월 22일 카이토레테 스핏에서 자작 로켓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는 발사됐던 로켓이 지상으로 떨어진 후 일부 부품을 회수해야만 이들이 신기록을 수립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당시 로켓은 발사 후 최고 시속1425km 속도로 약 2초 정도 날았던 것으로 보이며 19초 후에는 지상에서 2600m 지점까지 올라간 것으로 믿어지는데, 국내의 이전 소형 로켓 상승고도 기록은 1117m였다.
신기록 수립을 확신했던 이들은 인근 농부들에게 ‘스트리머(streamer, 기록장치)’가 달린 검은색 원통 모양의 로켓을 보면 자신들에게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로켓이 발사장에 바로 인접한 엘스미어(Ellesmere) 호수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높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는 게 당시 기사의 요지였다.
이듬해 7월에 이어진 후속 기사들은, 이들에게 추락 장소를 알려줄 송신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로켓을 되찾지 못해 결국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둘은 이후에도 계속 연구에 매달렸으며 그해 말 라이트가 미국 스탠퍼드(Stanford)대학으로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하러 떠나기 전에 또 다시 높이 600mm 크기의 소형 로켓을 발사해 고도 4~5km에 도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후속 기사가 나온 바 있었다.
이 두 번째 기사에서는 그 당시 뉴질랜드에는 로켓 관련 개발회사가 오클랜드에 있는 ‘로켓 랩(Rocket Lab)’ 하나뿐이지만 그해 캔터베리대학에 ‘로켓 과목(rocketry course)’이 처음 개설돼 학생들에게 선보인다고 전했었다.
또한 국내 유일의 이 코스를 통해 학생들은 로켓 기체와 카나드(canard, 날개)의 3D프린팅, 로켓 엔진 설계, 센서, 제어 시스템 및 로켓 회수를 위한 낙하산 등을 설계하고 이를 제작하는 과정을 공부할 수 있다고 기사는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기사를 확인해본 결과 2명의 공학도들은 그해 7월, 이번에는 남섬 내륙의 테카포(Tekapo) 분지에서 ‘밀리(Milly)’라고 스스로 이름을 붙인 소형 로켓을 발사해 70m 상공부터 시속 2000km 초음속으로 날아간 로켓이 고도 4889m에 도달해 마침내 국내 신기록은 물론 I-Class급 로켓 분야에서 세계 최고 고도 도달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아동용 팸플릿에 소개된 뷰캐넌(뒷모습)과 라이트 및 이들이 만든 로켓

<로켓 분야에서 기술 강국인 NZ>
이미 국내에서는 근래까지 그동안 여러 차례 상업용 로켓 발사 보도가 전해지면서 대부분의 국민들도 뉴질랜드가 로켓을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로켓 시장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경쟁력도 가졌다는 점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러한 경쟁력의 바탕에는 앞서 언급된 ‘로켓 랩’이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에 지금까지 CEO로 있는 피터 벡(Peter Beck)에 의해 오클랜드에서 설립됐는데, 당시 인터넷 기업가이자 투자자이면서 로켓에 빠져 성까지 아예 바꾼 마크 로켓(Mark Rocket)도 공동 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설립 당시부터 적은 비용으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상업용 로켓 개발에 역점을 둔 회사는 이후 미국 법인을 만들고 ‘Bessemer Venture Partners’과 ‘Khosla Ventures’ 등 실리콘 밸리와 연관된 벤처자금을 조달하면서 성장했다.
회사는 2009년 11월에 ‘아테아-1(Atea-1)’ 실험용 로켓을 코로만델 인근의 그레이트 머큐리(Great Mercury)섬에서 발사했는데 ‘아테아’는 마오리어로 ‘우주’를 뜻한다.
이 로켓은 길이 6m 무게 60kg의 소형으로 2kg 화물 적재공간을 가졌으며 고도 120km의 저고도 위성 궤도까지 성공적으로 도달했는데, 당시의 성공으로 로켓 랩은 남반구에서는 처음으로 우주에 진출한 민간기업이 됐다.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도 협력하면서 본사도 아예 미국으로 옮겼으며, 액체 연료를 이용하는 ‘러더퍼드(Rutherford)’ 로켓 엔진 개발에 들어가 2016년 3월까지 엔진 시험을 모두 끝냈다.
이어 2017년에는 북섬 혹스베이의 마히아(Māhia) 반도에서 러더퍼드 엔진을 장착한 ‘일렉트론(Electron)’이라고 이름을 붙인 상업용 2단 로켓을 발사했다.
‘탄소복합재료(carbon composite)’를 사용해 크기에 비해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진 이 로켓은 길이 18.59m에 직경 1.2m 크기로 ‘아테아-1’보다 대형이다.
10.5톤의 무게에 300kg의 ‘유효적재능력(payload)’을 지녔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2만7500km로 지구 상공 500km 궤도까지 위성을 올릴 수 있다.
2018년 1월에도 두 번째 ‘일렉트론’ 로켓이 같은 장소에서 발사돼 우주에 도달하면서 ‘Planet Labs’와 ‘Spire Global’로부터 주문받은 ‘큐브샛(CubeSat)’ 소형 위성 3개를 위성 궤도에 올려놓았다.
또한 2018년 11월에 또 한차례 ‘일렉트론’을 발사한 데 이어 이후에도 로켓 발사를 계속했으며 작년 11월에는 29개의 소형 위성들을 한꺼번에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려놓았다.
한편 회사 측은 금년 3월에는 8톤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 LEO)’까지 보낼 수 있는 ‘뉴트런(Neutron)’ 2단식 로켓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로켓은 인간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이른바 ‘Human-rating certification’ 로켓이다.
이처럼 로켓 랩이 로켓 발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이전까지 각국에서 국가적 사업으로만 추진되었던 위성 발사가 민간기업으로까지 개방되면서 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켓 랩이 한창 ‘일렉트론’을 개발 중이던 지난 2014년 한 해에 미국에서 위성을 올리기 위한 19건의 로켓 발사는 평균 비용이 1억300만 미국 달러에 달해 초대규모 기업들이나 국가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로켓 랩은 당시 일렉트론 발사비를 회당 490만 미국 달러 정도로 낮추면서,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를 원하는 작은 회사들이나 연구, 또는 환경 단체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실제 그 이후 로켓 랩은 성공적인 발사로 이를 증명했는데, 금년 6월 현재까지 로켓 랩은 모두 19차례의 로켓 발사를 통해 104개에 달하는 소형 위성들을 궤도에 올려놓았다.
또한 현재 로켓 랩은 로켓뿐만 아니라 소형 위성인 ‘스몰샛’과 ‘큐브샛’을 주문자의 요구대로 만들어 우주까지 올려주는 ‘폰툰 위성 버스(Photon satellite bus)’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는 중이다.
이를 통해 주문 업체들이 위성의 개발기간도 단축하고 한층 더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위성을 빨리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애초 로켓 랩이 목표로 했던 바와 일치하는 셈이다.
로켓 랩은 자신들이 발사하는 위성들은 수명이 5~7년짜리 저궤도 위성으로 사용 후에는 우주 먼지로 사라져 수명이 긴 다른 위성들과 비교해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초에 인도양으로 추락했던 중국 창정 5호 로켓의 잔해가 한동안 지구촌 식구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던 일을 상기해보면 소형 위성이 갖는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로켓 랩’의 CEO/CTO인 피터 벡(Peter Beck)

<대학을 다니지 않은 로켓 맨>
이처럼 뉴질랜드가 지금과 같은 로켓 강국이 되기까지에는 로켓 랩의 대표(CEO) 겸 최고기술경영자(CTO)인 피터 벡(Peter Beck)의 공헌이 절대적이었다.
올해 44세로 인버카길에서 박물관과 갤러리 대표였던 부친과 교사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가족들이 모두 기계를 좋아하는 가운데 어릴 때부터 강력한 힘을 가진 엔진에 흥미가 많았으며 로켓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다.
오래된 ‘미니(Mini)’ 승용차 부품으로 ‘터보 차저(turbocharger)’를 만들기도 했던 그는 고등학교 때 학교 진로 상담교사가 벡이 이룰 수도 없는 허황된 목표를 가졌다는 이유로 부모를 학교로 부르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에도 진학하지 않은 그는 17살에 집을 떠나 더니든 인근 모스길(Mosgiel)에서 가전제품 회사인 ‘피셔 앤 파이클(Fisher & Paykel)’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작업장에서 틈틈이 로켓을 만들었다.
이후 2001년부터는 오클랜드에서 지금은 ‘캘러헌 이노베이션(Callaghan Innovation)’으로 이름이 바뀐 국영 연구소인 ‘인더스트리얼 리서치(Industrial Research)’에서 일했으며 스마트 자재와 복합재료 및 초전도체를 가지고 작업을 했다.
이곳에서 그는 ‘웨어하우스(Warehouse) 그룹’ 창설자인 스티븐 틴달(Sir Stephen Tindall) 경을 만났으며 틴달 경은 나중에 그의 회사인 로켓 랩에도 투자하게 된다.
결국 2006년 로켓 랩을 설립했던 그는 나중에 그간의 공로로 뉴질랜드 항공협회 공로메달을 비롯해 2014년과 2016년에 혁신 기업가상과 올해의 기업가상 등을 받았으며, 대학 졸업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는 오클랜드대학 항공우주공학과의 겸임교수(adjunct professor)가 되기도 했다.
현재 오클랜드에 있는 로켓 랩 조립공장에서는 400여명이 일하며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같은 세계 일류 대기업들의 지원 속에 우주 기술 현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겸임교수로 임명됐을 당시 그는 “어렸을 때부터 대학에서 공부할 마음은 있었지만 손으로 익힌 기술이 더 나은 기술자가 되게 해줄 것으로 믿어 견습생으로 일했다”면서, “항상 묻고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 탐구에 대한 열망보다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더 좋은 기초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카이토레테 스핏 지도

<남극과 우주의 관문으로 변신하는 CHCH>
이처럼 나라 규모에 비해 로켓 강국으로 성장한 뉴질랜드에서 현재 정식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곳은 앞서 언급한 북섬 혹스베이의 마히아 반도 한 곳이다.
지난 2015년에 ‘아테아-1’을 발사하고자 장소를 찾던 로켓 랩이 처음에 점찍은 곳은 앞서 캔터베리 공대생들이 로켓을 발사했던 카이토레테 스핏이었다.
이유는 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가까워 지원도 편리할 뿐만 아니라 발사장 인근의 바다나 하늘을 지나가는 비행기나 선박이 거의 없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지난 1960년대 미국 NASA에서 아궤도(suborbital) 로켓을 발사한 적도 있을 정도로 발사에 있어 필수적인 발사 각도 측면에서도 이상적인 장소이다.
그러나 당시 자원동의서(resource consent)에서 연간 12회만 가능한 것으로 제한되자 로켓 랩 측은 이보다 더 많은 발사 회수를 보장한 마히아를 최종 발사장소로 선정했었다.
하지만 이번 6월초에 정부가 지역 마오리 부족들이 속한 ‘카이토레테사(Kaitōrete Limited)’와 ‘프로젝트 타화키(Project Tāwhaki)’라는 이름의 새로운 상업 벤처 기업에 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곳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반도 중간쯤의 1000헥타르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로켓 발사대와 함께 항공우주 연구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됐는데, 대지 구입에 1600만달러를 담당한 정부는 파트너십에 참여한 ‘테 타우무투(Te Taumutu)’ 및 ‘와이레와(Wairewa)’ 루앙가(Rūnanga, 마오리 부족회의)’와 함께 각각 50%씩 토지 지분을 나눠갖는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이 지역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향후 2년에 걸쳐 부지 주위에 울타리를 치는 한편 5000여 그루의 토종 식물을 심는 작업도 병행된다.
파트너십 체결과 관련해 메간 우즈(Megan Woods) 과학혁신부 장관은, 세계적으로 우주에 발사체를 쏴올리고 발사 실험도 할 수 있는 지역이 희귀하다면서 캔터베리 해안의 이곳은 이런 사업에 이상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메간 장관은 정부가 카이토레테사와 협력해 이 지역을 공동으로 보존하면서도 문화 및 경제적 이익도 달성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파트너십으로 향후 10년간 3억달러의 경제적 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관련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지난 2018/19 회계년도에 우주와 연관된 산업 분야에서 1만2000명의 고용과 함께 17억달러의 생산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가 전해지자 현재 무인 고고도 태양열 항공기 회사인 ‘키아 에어로스페이스(Kea Aerospace)’를 운영하는 마크 로켓 대표는, “이미 남극 관문으로 잘 알려진 크라이스트처치가 곧 우주로 가는 관문도 된다”면서 크게 환영했다.
또한 소형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을 만드는 ‘돈 에어로스페이스(Dawn Aerospace)’사 대표 역시 적극 환영하면서, 카이토레테사와 정부로부터 제안된 업무와 시설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듣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카이토레테 스핏’ 보존지구 안내판

<새 발사장 부지는 어떤 곳?>
카이토레테 스핏은 ‘사구(dune, 모래언덕)’와 같이 주로 검은색의 모래가 굳어진 지반으로 형성된 작은 반도이다.
우리 말로 ‘곶(串)’으로 번역하는 ‘스핏’이라는 지명이 말해주듯 남쪽은 태평양 바다에 접했고 북쪽은 엘스미어 호수이며 동에서 서쪽을 향해 25km가량 비스듬하게 뻗어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차로 갈 경우에는 아카로아로 향하는 국도 75호선을 30여분간 달리면 만나는 한적한 해변마을인 ‘버드링스 플랫(Birdlings Flat)’에서 반도가 시작된다.
버드링스 플랫에서는 처음 수km에 달했던 폭은 갈수록 점점 가늘어져 마치 새부리 모양이 되다 맨 끝에서는 바다와 통하는 좁은 수로를 두고 라카이아(Rakaia)강 하구 부근과 마주보고 있다.
주변에는 인가나 삼림이 거의 없으며 평탄한 지형으로 대부분 목초지로 이용 중이지만 초지가 무성한 상태는 아닌데 한편 지대가 낮기는 하지만 범람의 위험은 크지 않다.
안쪽에 자리잡은 엘스미어 호수는 넓이가 198km2로 면적 기준으로는 국내 다섯번째 크기의 호수이지만 대부분의 ‘석호(lagoon)’가 그렇듯이 평균 깊이는 2.1m에 불과할 정도로 얕은 호수이다.
그런데 카이토레테 스핏은 황량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 안에는 멸종위기의 도마뱀 종류를 비롯한 희귀한 무척추 동물들과 조류, ‘토로라로(Tororaro)’와 같은 희귀한 토종식물들이 자라는, 뉴질랜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엘스미어 호수 역시 조류 서식지이자 뱀장어와 넙치 등의 어류와 함께 마오리들이 오래 전부터 각종 생활자원을 획득하던 역사적인 유래가 깃든 장소이며, 또한 인근 해안에는 혹등고래가 출몰하고 고유종인 헥터 돌고래와 함께 물개 등이 서식한다.
이에 따라 현재도 꽤 넓은 지역이 출입 금지되고 자연보존부(DOC)에 의해 보존지역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15년에도 녹색당이 로켓 발사장 설치를 적극 반대한 바 있고 마오리 주민들도 이를 우려했었다.
실제로 국내 주요 환경단체 중 하나인 ‘포레스트 앤 버드(Forest & Bird)’에서는, 이번에 정부에 발사장 부지를 넘긴 농업기업인 ‘웡안 힐스(Wongan Hills)’를 상대로 광대한 희귀 토종식물 서식지를 파괴했다면서 환경법원에 제소한 적도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카이토레테 스핏’

처음 제안 당시 로켓 랩에서는, 발사대가 테니스 코트보다도 크지 않고 발사 소음은 크겠지만 굉장히 짧은 시간이며 또 부지에 대한 충격도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면서 환경기관을 비롯한 관련되는 모든 기관들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결국 연간 12회로 발사횟수를 제한하자 로켓 랩은 발사장 여건 상으로는 이보다 떨어지는 북섬 마히아 반도를 최종적으로 선택한 셈이 됐다.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연간 발사 횟수는 12번으로 제한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다시 선택된 이유는 발사 여건도 좋지만 향후 마히아만으로는 계획된 발사 물량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2015년 당시에도 로켓 랩은 처음에는 매월 한 차례씩 발사하다가 발사장 부지가 더 마련되면 주당 1회도 가능하다고 했으며, 회사 ‘미션(Mmission)’에서는 연간 100회 발사가 목표라고 했었다.
현재 발사대가 하나인 마히아 발사장에서는 이론상으로는 72시간에 한 대씩, 연간 120기의 로켓 발사가 가능한데 작년 연말까지 2번째 발사대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한편 이곳 외에도 로켓 랩은 미국 버지니아주 월럽스(Wallops)섬의 NASA 부지에 또 하나 발사장을 갖고 있어 카이토레테 스핏에도 발사대가 들어서면 모두 3곳에서 로켓을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꿈을 가진 한 인물의 집념과 로켓 랩의 성장으로 뉴질랜드가 우주항공산업에서 앞서가는 국가가 된 가운데 크라이스트처치는 남극 관문도시를 넘어서 이제는 우주로 가는 관문 도시가 되는 한편 시민들은 거대한 로켓이 하늘로 치솟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새로운 관광명소도 하나 더 갖게 됐다. [코리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