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타고 귀국한 신혼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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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의 외딴 군도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발이 묶였던 부부가 어선을 타고 귀국한 사연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오클랜드에서 지난 3월에 결혼식을 올렸던 피오나(Feeonaa)와 네빌 클리프턴(Neville Clifton) 커플인데 이들은 지난 25년간 함께 살다가 이번에 결혼식을 올렸다.

부부는 신혼여행을 하던 도중 남대서양 외딴 섬인 포클랜드(Falkland) 제도에 갔다가 그때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 19’ 사태로 원래 자신들이 가고자 했던 남미로 향하는 항공편이 끊기면서 그대로 섬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그런데 꼼짝도 할 수 없게 된 이들에게 귀국할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생겼다.

그것은 이곳에 역시 발이 묶여있던 뉴질랜드 원양어선인 ‘산 아스파이어링(San Aspiring)호’의 선원들을 귀국시키고 또 새로 교대시킬 선원들을 보내고자 고국에서 직접 원양어선 한 척이 이곳까지 달려왔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초에 남섬 동해안의 티마루(Timaru) 항구를 출발했던 원양어업회사인 샌퍼드(Sanford)의 ‘산 아오테아 2(San Aotea II)호’가 한달여의 항해 끝에 7월 초에 현지에 도착했다.

결국 이들 커플도 선원들과 함께 이 원양어선을 타고 27일간이나 되는 긴 항해 기간을 거쳐 지난 7월 30일(목)에 무사히 티마루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내인 피오나는 지금까지 바다에서 밤을 보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러나 다행히도 험하기로 유명한 남대서양과 또한 남빙양 역시 이들이 항해하는 동안에는 잔잔했으며 덕분에 항해도 예정보다 빨리 끝났다.

이들 커플은 비록 좁은 배 안에 갇혀 있었지만 선원들과 함께 바쁘게 일하면서 카드도 치고 로프 매듭도 익히는 등 바다 생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부부는 선원들이 홀륭한 심성들을 가졌고 정말 성실하게 자기 일들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며 또한 바다에 대한 경외감도 느끼게 됐다고 항해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한편 선사 관계자 역시 배에 이들을 태울만한 여유가 있었으며 사람들이 많이 먹지도 않아 더 많은 음식도 필요하지 않았다면서, ‘코로나 19’로 발이 묶여있던 자국민을 귀국시킬 기회가 돼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들 커플과 선원들은 이미 30일 동안의 의무적인 격리 기간을 거친 상황이며 도착 후 실시한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판정되면 8월 4일(화) 아침에 상륙할 예정이다.

피오나는 뉴질랜드의 바이러스 대응이 자랑스럽다면서 안전한 나라로 돌아와 기쁘다고 전했다. (사진은 작년 12월 남빙양에서 조우했던 ‘산 아오테아2호’와 ‘산 아스파이어링호’<왼쪽>의 모습) [코리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