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CH 한인회 “후임 회장 없어 파행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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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회장 선거에 마지막까지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가 결국 회장이 없는 채 표류하게 됐다.

제16대 한인회는 지난 2월 3일(토) 오전 10시 30분부터 ‘리카턴 침례교회’에서 2시간에 걸쳐 2024년도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메리 윤 회장과 서현식 감사를 비롯해 16대 임원진과 함께 시니어 교민을 중심으로 모두 40여 명만 참석했다.

회의는 박선준 재정부장의 사회로 국민의례가 있은 뒤 윤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윤 회장은 지나간 임기를 회고하면서 그동안 팬데믹 등 많은 일이 있었지만 봉사한 임원진과 또 후원한 교민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임원들을 앞으로 불러내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도록 했다.

임원들의 인사가 끝나자 윤교진 전 한인회장이 꽃과 선물을 임원들에게 주면서 그간의 수고에 감사를 전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이어 사회자가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사업과 한인회 농구대회, 2023년에 세 차례 열린 대사관 영사업무와 ‘한국의 날’ 행사, 그리고 한인회관 건립을 위한 전북대와의 MOU 체결 등 지난해 있었던 사업 결과를 보고했다.

또한 박선준 부장의 회계 재정 보고에 이어 서현식 감사가 회계 처리가 기준에 맞게 충분하고 합리적으로 처리되었음을 확인한다는 감사 보고가 이어졌다.

한편 총회 안건 처리가 끝난 후 이어진 신임 회장과 감사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양정석 선거관리위원장이 등단, 회장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연기된 상황과 향후 일정 및 한인회 운영에 대해 정관과 선거 시행 세칙을 기준으로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이어서 한국장학재단의 올해 캔터베리 한국 장학금 수여식이 고동환 GP의 사회로 진행돼 권다복, 송우진 등 2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이 수여됐다.

정기총회와 장학금 수여식이 모두 끝난 후 참석자들은 한인회가 준비한 떡국을 함께 들면서 환담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한인회장 입후보자 없어, 감사에는 최환기 후보 등록>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가 제17대 회장을 선임하려고 했으나 후보 등록 마감까지 후보자가 없어 결국 선거가 무산됐다. 

감사에는 최환기 후보가 등록했는데 ‘제17대 CHCH 한인회장 및 감사 선거관리위원회’는 최 후보 동의를 얻어 감사 선거를 회장 후보가 나올 때까지 일단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장과 감사 선거는 한인회장의 위촉을 받은 양정석 코리아리뷰 발행인을 위원장으로, 김민정 회계사와 김용권 한국학교 교사 및 하재숙 변호사 등 4명으로 구성된 선관위가 지난해 12월 8일 선거 공고를 내면서 시작됐다. 

당초 한인회장과 감사 선거 입후보자는 12월 22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등록하기로 했으나 최환기 감사 후보자만 등록했고 회장은 후보자가 없었다. 

이에 따라 정관과 선거 시행 세칙에 의거 선관위는 입후보자 등록기간을 1월 27일(토)까지 2주간 연장했으나 결국 마감 시간까지도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한인회장 선거가 실시되지 못하는 경우 한인회 정관과 선거 시행 세칙에는 7일 이내에 한인 단체장이 모여 후보자를 추천한 후 선거를  치르도록 돼 있다(시행 세칙 8조 2항). 

하지만 2월 7일(수) 열린 단체장 모임에도 메리 윤 회장과 양정석 선관위원장, 최연숙 한국학교 교장만 참석해 교민의 의견 수렴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한인회는 당분간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으며 이번 주말의 순회영사업무는 사무장을 중심으로 기존 임원진이 처리할 예정이지만 이후에는 별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교민 관심 부족이 가장 큰 원인, 단체장들 조속히 모여야> 

이처럼 교민 사회의 중요한 구심점이 돼야 할 한인회가 회장도 없이 표류하게 된 데는 무엇보다도 평소 교민들의 무관심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평소 한인회의 필요성에 대해 느끼지 못하던 교민도 현지 사회나 한국 정부와의 일에서 대표성이 필요한 경우 한인회를 찾으며, 또한 교민 사회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때도 이를 연락하고 조정할 역할을 한인회나 회장에게 기대한다. 

지난 2011년 2월 지진이나 팬데믹 기간에 한인회가 수행했던 역할을 보면 교민들이 한인회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평소 일상에서는 관심 밖으로 돌리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한인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는 크던 작던 피해는 결국 교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번 회장 공석 사태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한인회 규정에 따라 각계 각층에서 교민 단체를 이끄는 단체장들이 빨리 논의 자리를 만들어 교민 여론을 모으고 어떤 방식이든지 신임 한인회장을 선출하고 한인회를 정상화해야 한다. 

이미 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하고 한인회를 출범시킨 적도 있는데, 만약 이런 논의마저 제대로 못한다면 이민 역사가 반세기가 넘은 크라이스트처치 교민 사회는 스스로를 대표하는 한인회마저 구성 못한다는 부끄러움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자각이 먼저 필요하며 하루 빨리 여론을 모으고 주변을 돌아봐 한인회를 정상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정상화 이후에는 전보다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한인회를 지켜보면서 질책과 격려로 자녀들에게도 자랑할 수 있는 교민 사회를 만들어야 할 때가 됐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