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테러 사건의 범인에게 당초 예상된 대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life imprisonment without parole)’이 선고됐다.
지난 8월 27일(목) 크라이스트처치 고등법원에서 열린 브렌턴 타란트(Brenton Tarrant, 29) 피고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캐머런 맨더(Cameron Mander) 판사는, 살인 및 살인 미수와 테러 혐의를 적용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뉴질랜드 사법 역사상 처음인데, 호주 출신인 타란트는 작년 3월 15일(금)에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모스크 2곳을 공격해 51명을 살해하고 40명을 부상시키는 대형 테러 사건을 저질렀다.
당시 타란트는 군복 차림으로 반자동 소총과 산탄총 등 총기 5정과 수백발의 실탄을 휴대했으며,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로 범행 당시 모습을 자신의 소셜미디어(페이스북)를 통해 17분간 생중계까지 했다.
이날 재판에서 맨더 판사는, 타란트가 두려워하면서 아빠 다리에 매달렸던 세살짜리 아이도 살해하는 반인륜적인 짓을 저질렀다면서 그는 살인자이며 테러리스트로 뉴질랜드를 공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신이 보는 한 그는 희생자들에 대해 전혀 공감도 하지 않는다면서, 너무도 사악한 범죄로 죽는 날까지 감옥에 갇혀 있는다고 해도 비난과 형벌을 다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 출석한 희생자 가족들은 판결이 내려지는 순간 잠시 술렁거렸지만 타란트 본인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고를 앞두고 할말이 있느냐는 판사 질문에 타란트는 “없다”고 답했으며 그의 국선 변호인은 형량 선고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지난 8월 24일(월)부터 나흘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재판에는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눈길이 쏠리면서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모였으며 이날 재판 결과는 즉시 전 세계 언론에 전해졌다.
또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법원 일대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고 방호용 차단벽들이 세워졌으며, 다른 재판들이 대부분 연기된 가운데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관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재판 결과가 전해지자 재신다 아던 총리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생존자들과 희생자 가족들이 보여준 태도에 경의를 표하면서, 범인이 결코 살아서는 햇빛을 볼 수 없게 돼 안도한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3월 15일의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되지 못 하겠지만 오늘이 테러리스트의 이름을 듣거나 말할 이유가 있는 마지막 날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엿다.
한편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뉴질랜드 국민들이 낸 세금이 쓰여서는 안 된다면서 범인을 호주로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이에 대해 아던 총리는 지금 신병 인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소식을 접한 호주의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끔찍하고 비겁한 짓을 저질렀던 범인에게 오늘 정의가 가해졌다면서, 그를 다시 보거나 그에 대해 듣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