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 이슈] “버스에 ‘물 풍선’ 투척하는 10대 말썽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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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에서 청소년들이 시내버스를 ‘물 풍선(water balloons)’ 등으로 공격하는 사건으로 승객은 물론 운전기사 안전을 위협해 지역 언론이 이를 보도한 가운데 그 배경에 인종차별적인 요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한인회가 나섰다.

<지역 신문 1면에 보도된 버스 공격 사건>

5월 16일(월) 크라이스트처치 지역 신문인 ‘더 프레스(The Press)’는 한국계 운전기사인 린다 배(Linda Bae) 씨의 경험을 토대로 이와 같은 청소년들의 위험하고 무분별한 행동을 주요 기사로 크게 다뤘다.

기사에 따르면 배 씨는 지난 3월의 한 금요일 저녁에 섬너(Sumner) 노선의 버스를 운행 중 웨이크필드(Wakefield) 애비뉴와 네이랜드(Nayland) 스트리트 인근 스케이트 파크가 위치한 부근에서 이런 봉변을 당했다.

당시 네이랜드 스트리트로 방향을 전환하던 버스를 향해 4,5명의 10대들이 달려오며 물 풍선을 던져 앞 차창과 출입문, 그리고 옆창에 맞았으며 사고 예방 차원에서 기사가 버스를 정지한 뒤에도 공격은 이어졌다.

배 씨는 이처럼 계획된 공격이 승객과 자신은 물론 이런 행동을 한 아이들까지도 위험하게 만들었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의 안전이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시내버스가 청소년들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2009년부터 일한 동료 운전기사는 몇 년 동안 이런 일이 계속 이어졌다면서, 금요일 해가 진 후 운행하는 섬너 노선에서는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말이나 방학이 시작될 무렵이면 이런 경우가 더 많아지는데, 때로는 물 풍선이 아닌 계란이 투척되는 경우도 있으며 섬너의 스케이트 파크와 세인트 레오나르즈 광장(St Leonards Square)을 지나는 두 곳의 코너가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회사의 소극적인 대응>

한편 3월에 사건이 일어난 후 배 씨는 이튿날 ‘리치스(Ritchies)’ 버스에 이를 서면으로 정식 보고했지만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경찰에 신고하라는 조언만 받았는데, 이어 동료들이 겪은 사례도 또 보고했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111로 신고하라는 대답만 들었다.

또한 버스 서비스를 담당하는 ‘메트로(Metro)’에도 이야기했지만 경찰이나 또는 리치스의 통제실에 도움을 요청하라는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배 씨는 자신과 승객의 안전을 어디에다 이야기해야 하냐며 버스에서 기사의 안전은 승객 안전과 직결되고 또 기사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는 도대체 누구냐고 반문하면서, 이는 심각한 문제이며 또한 우리가 물 풍선이나 계란을 맞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항변했다.

동료 기사도, 당시 그럴만한 가치도 없었기 때문에 10대들과 맞서지도 않았지만 반복되는 사건은 무섭고 당황스럽다면서, 특히 앞 차창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는 더욱 무거운 물건이 날아올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리치스 관계자는 지난 18개월 동안 3건의 같은 유형의 사건을 알았지만 서면으로 보고되지는 않았고 사건 발생 이후 1,2주 뒤에 구두로만 전해졌다면서, 현 단계에서 광범위한 문제로 보지 않고 실질적인 우려도 없다고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인회 나서자 지역 국회의원도 관심 가져>

한편 이번에 프레스 지에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건에는 인종차별적인 요소도 개입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크라이스트처치 버스 운전기사 중에는 40여 명의 한국계 기사들을 포함해 아시안계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실제로 버스가 아니라도 주변에서 아시안이 모는 차량이나 자전거, 또는 사람에게 직접 물 풍선 등을 투척하거나 위협하는 인종차별적 행위는 이미 이전부터 자주 발생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병폐 중 하나이다.

3월 사건 발생 직후 버스회사 측의 미온적인 대응을 전해 들은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의 메리 윤 회장은 관련 내용을 크라이스트처치 센트럴 지역구의 던컨 웹(Duncan Webb) 국회의원에게 배 씨가 직접 이메일을 보내 실상을 알리게 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섰다.

이에 대해 던컨 의원은 모두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라는 배 씨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사건의 성격 상 교육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면서 동료들과 협조해 경찰 및 지역 학교를 통해 이를 알리겠다는 답변을 즉시 보내왔다.

또한 프레스 지에도 독자 의견으로 기고한 결과 이번에 신문사에 의해 주요 기사로 다뤄져 현지 주민들의 여론이 형성되는 한편 이에 따라 관련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인회에서는 현재 크라이스트처치는 물론 오클랜드 등 전국에서 많은 한국계 기사들이 일하는 만큼 이는 중요한 문제라고 여기고 프레스 지 기사가 나가자마자 ‘뉴질랜드 인권위원회(Human Rights Commission, HRC)’에도 이를 공식적으로 알려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협조를 요청했다.

메리 윤 한인회장은, 비단 이번 사례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소수 커뮤니티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당하거나 심지어 안전까지 위협을 받는 경우에는 즉각 한인회에 알려 함께 대처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코리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