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d Land: Te Kahui Ma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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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or Clarke Tirohanga Manu 2025. Photograph. Collection of Christchurch Art Gallery.

전시기간: 2026년 8월 15일부터 2027년 2월 8일까지
전시장소: Christchurch Art Gallery
주소: Cnr Worcester Boulevard and Montreal St, Christchurch city
갤러리웹사이트: www.christchurchartgallery.org.nz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Bird Land: Te Kāhui Manu는 Aotearoa New Zealand의 새를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이 땅의 역사와 문화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역사적인 작품부터 현대미술과 사진, 조각, 판화,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숲, 강, 습지, 산, 바다와 해안 등 새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작품을 배치해 관람객이 새와 자연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 제목의 ‘Te Kāhui Manu’는 여러 새가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 전시에서 새는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의 소재가 아니다. 마오리 세계관에서 새는 오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자연의 지혜와 삶의 교훈, whakapapa, 즉 정체성과 연결되는 중요한 존재였다.
따라서 새를 바라본다는 것은 곧 인간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는지를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다.
작품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Conor Clarke의 사진은 새를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의 대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인간과 새가 맺는 관계와 서로 다른 시선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Tirohanga Manu는 새의 존재를 통해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Clarke의 작업은 마오리 세계관에서 자연과 인간이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관계라는 관점과도 맞닿아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 그녀의 작품은 새의 생태적 의미뿐 아니라 마오리(maori), 장소, 기억, 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성을 성찰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전시 전체가 숲·강·습지·산·바다·해안 등 새가 살아가는 환경과 함께 작품을 보여주며, 새와 자연환경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Clarke의 작업은 전시의 핵심적인 메시지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보여준다.
한편, Charles Heaphy의 Kakariki, from Ship Cove and Teawaiti 는 1839년의 수채화로, 당시 뉴질랜드의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kākāriki(초록색 앵무새)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새의 기록을 넘어, 19세기 유럽 탐험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Aotearoa의 새와 자연환경을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으로 의미를 갖는다.
오늘날의 생태·보존적 시각과 함께 감상하면, 과거와 현재의 자연환경 변화와 인간과 새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Charles Heaphy Kakariki, from Ship Cove and Teawaiti, August 1839(detail) 1839. Watercolour. Collection of the Alexander Turnbull Library, Te Whanganui-a-Tara Wellington

Eileen Mayo의 작품은 다양한 뉴질랜드 토착 조류를 세밀하고 아름답게 묘사한다.
특히 takahē, kākī, kōtuku, whio, kiwi 등 희귀하거나 멸종 위기에 놓인 새들을 기록한 작품에서는 자연에 대한 관찰과 애정이 느껴진다. 새의 모습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록이 되어, 우리가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반면 Bill Hammond의 작품은 새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 그의 기묘하고 상징적인 새 인간 형상은 단순한 자연 묘사가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식민주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새의 얼굴을 하고 있는 인간적인 존재들을 바라보면 ‘새와 인간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생각까지 이어진다.
Fiona Pardington의 사진 작품 역시 새와 taonga를 단순한 사물로 보여주기보다 기억과 문화, 조상의 역사와 연결된 존재로 바라보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Pardington의 Pouākai도 선보이며, 작품을 통해 Ngāi Tahu의 전통과 시각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John Gould와 Johannes Gerardus Keulemans의 역사적인 조류 삽화는 과거 사람들이 뉴질랜드의 새를 어떻게 관찰하고 기록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들과 현대 작가들의 사진과 영상작품이 함께 놓이면서, 새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학적 기록’에서 ‘문화적 기억’, 그리고 오늘날의 생태적 위기에 대한 성찰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도 느낄 수 있다.
전시에는 moa와 멸종된 laughing owl, 그리고 현재 보호가 필요한 여러 토착 조류도 등장한다.
결국 이 전시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뉴질랜드에는 아름다운 새가 많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새들이 사라지면 그들이 살아가던 숲과 습지, 강과 해안의 생태계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새를 지키는 일은 결국 te taiao, 즉 자연 전체와 인간의 미래를 지키는 일​과 연결된다.
작품 속 새들의 아름다움에서 출발해 멸종과 환경, 문화와 기억까지 생각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전시 Bird Land: Te Kāhui Manu가 관람객에게 건네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것이다.

글쓴이 장미경은 2001년 뉴질랜드로 이주해 교육대학에서 초등교사과정을 마친 후 커크우드 중학교에서 교사 및 유학생 담당자로 일했으며 이탈리아 피렌체에 위치한 러시안 아트스쿨에서 2년간 그림을 공부했다. 캔터베리대학 미대에서 조각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또한 Aotearoa Art Associates 예술가들 모임의 회원이며, 홀스웰 포터리 클럽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