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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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외국인 관광객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다른 이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일상인데, 나는 너무 신기하다던지 흥미롭던지 하는 순간들……다른 이들 같으면 하지 않을 일들을 하고, 하지 않을 반응들을 할 때, 내가 외국인인가 싶다. 특별히 한국의, 한국만의 고유의 장소를 보면, 마치 매우 새로운 장소에 온 듯 내게는 모든 것들이 즐거운 경험이 된다. 한편으로는 내 안에 있던 한국에 대한 향수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을 때 가졌던 막연한 그리움이라고 할까? 그것을 다시 대면했을 때의 반가움?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 나에게도 우리 나라, 우리 문화를 더 소중히 여기는 계기가 된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가장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는, 외국인들의 관광명소 인사동이다. 한국만의 특색이 잘 나타나 있으면서, 전통과 현대 문화가 공존하는 그 곳……

그 외에도 여러  다른 장소들이 있으나. 그 중 나를 들뜨게 하는 의외의 장소는 바로 ‘시장’, 재래시장이다.  시장은 외국의 market place와는 조금 다르다. 한국의 오랜 숨결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일상과 근접해 있는 신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장에 가면, 많은 물건들이 순서 없이 쌓여 있다. 밖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각종 물건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있고, 줄지어 자리하고 있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지금 막 만들어 낸 따끈따끈함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북적북적한 비좁은 길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의 소리,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은 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큰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렸을 적 할머니를 따라간 시장……할머니가 상인 분과 가격 흥정하던 모습, 이름도 모를 많은 생선들 중 하나를 갈고리로 쿡 찔러 가져오던게 내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뉴질랜드서 한국을 그리워할때 가끔 떠오르던 장면 중에 하나이다. 그 때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따라왔었는데, 이젠 추억의 장소로, 한국의 내음을 맡을 수 있는 장소로, 스스로 이 곳을 찾는다.

이 곳에는 외국인으로서 재미난 볼 거리,  한국인으로서 기억 속의 그리움 뿐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그 곳이 내가 시장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분주한 이 곳에서 느끼는 생동감과 에너지가 나로 더 화이팅이 넘치게 한다. 그리고 한 번 그리어 본다. 그 언젠가 시장을 누비며, 이것저것 물건을 살펴보고 상인들과 흥정하고 있을 내 모습을…그 때면 나도 지금보다 한국을 더 많이 알게 되고, 내 삶의 이야기도 여기 어디 한 부분쯤에 남아있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