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골목길과 강변에서 마주한 현지 맛집
저녁 식사를 위해 가려고 했던 타베르나 도스 메르카도레스(Taberna Dos Mercadores)는 포르투에서 꽤 알려진 포르투갈 전통 해산물 레스토랑이다.
히베이라 지구 골목길에 있는 이 식당은 예약이 되지 않아 직접 줄을 서야 했는데 대기 손님이 너무 많아 포기해야만 했다. 포르투의 체류 기간이 짧아 한 시간 이상 기다릴 수는 없었다.
나는 히베이라 지구에서 재빨리 좋은 대안을 찾아냈다. 히베이라 강변 끝자락에 위치한 무루 두 바칼라우(Muro do Bacalhau)는 인기 있는 대구(Bacalhau)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구 요리에 특화되어 있으며, 도루강변의 풍경을 마주한 야외 테이블이 특히 인기가 높았다.
포르투갈은 “1,001가지 대구 요리”가 있다고 할 정도로 대구 요리가 발달한 나라인데, 이 레스토랑에서는 전통적인 대구 요리부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리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레스토랑 내부는 아늑하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는 식사의 만족도를 더 높여주었다.
우리가 주문한 Bacalhau à Brás는 예상했던 대로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잘게 찢은 소금에 절인 대구 살, 얇게 채 썬 감자, 양파를 함께 볶은 뒤, 달걀노른자로 버무려 완성하는 이 음식은 감자채와 바칼라우, 달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짭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계속해서 손이 가게 만들었다.
이곳의 바칼라우 요리는 단순히 대구를 재료로 한 음식을 넘어, 포르투갈 사람들의 오랜 역사와 삶이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소금에 절여 보관했던 바칼라우가 이렇게 다채로운 맛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매니저에게 추천받았던 구운 오징어 요리는 부드럽게 구운 갑오징어에 상큼한 비뉴 베르드 소스를 곁들인 요리였는데, 식감은 탱글탱글하면서도 부드럽고 상큼한 소스가 해산물의 비린 맛을 잡아주며 신선한 인상을 주었다.
이 식당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오리밥(Duck Rice with Chorizo)도 인상적이었다. 잘게 찢은 오리고기와 초리소, 망고 혹은 살구 조각을 넣어 풍미를 살린 요리였는데, 위에는 생햄이 얹어져 고소함을 더했다. 짭조름하면서 감칠맛이 풍부하고, 건과일의 단맛이 미묘하게 밸런스를 잡아주었다.

식사와 함께 곁들인 현지 와인은 바칼라우 요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도루강변을 바라보며 맛있는 포르투갈 음식을 즐기는 경험은 포르투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브라가 방문 후 찾은 포르투 맛집 칸티나 32>

포르투 근교 도시 중에 아베이루와 코스타노바는 터키항공 때문에 일정상 포기하고 브라가를 둘러보고 다시 포르투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플로레스 거리(Rua das Flores)로 향했다.
‘꽃의 거리’라는 이름처럼 예쁜 이 거리는 포르투의 번영기인 16세기 초에 조성된 거리로 양옆으로 그 당시 지은 건물이 늘어서 있다.
지금은 오래된 건물 1층의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활기가 넘쳤다.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골목의 가게들을 구경한 후 예약해둔 칸티나 32(Cantina 32)를 찾아갔다.
이곳은 단순히 식사하는 곳을 넘어, 독특한 분위기와 창의적인 요리로 방문객에게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도심 속 골목의 정서를 잘 담아낸 절제된 감각이 특징인 이 식당은 검은색과 회색 톤의 간결한 파사드가 눈에 띄었다.
은은한 조명, 그리고 활기찬 대화 소리가 어우러진 이곳은 그 자체로 포르투의 낭만을 품고 있었다.

벽돌과 나무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는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었고, 개방형 주방에서는 신선한 재료들이 멋진 요리로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칸티나 32 내부는 마치 보물창고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높은 천장, 뻥 뚫린 콘크리트 벽은 세련되면서도 거친 느낌을 주고, 곳곳에 놓인 낡은 타자기, 자전거, 식물 같은 독특한 소품들은 예스럽고 자연스러운 매력을 더한다.
우리가 안내받은 곳은 여러 사람이 함께 앉는 긴 테이블이었는데 편안하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기게 하여 이 식당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복잡하지 않은 요리”를 추구한다는 이 식당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흥미로운 조합과 예쁜 플레이팅이 인상적이었다.
따뜻한 빵과 풍미 깊은 올리브 오일로 식사를 시작했다. 갓 구운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식사의 완벽한 시작이었다.
주 요리로는 문어 구이와 해산물 리조토를 주문했다.
문어 구이는 바삭하게 구워졌지만 속은 부드럽고 쫄깃한 문어살이 완벽하게 익어 있었고, 레몬을 살짝 뿌리니 상큼함이 더해져 물리지 않는 맛이었다.
해산물 리조토는 부드러우면서도 쌀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식감이 일품이었고, 신선한 해산물이 아낌없이 들어가 바다의 풍미를 가득 담은 듯했다.
해산물들은 알맞게 익어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유지했고, 잘 어우러진 소스는 깊고 진한 맛을 더해주었다.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는 식사의 즐거움을 더했고, 북적이는 공간 속에서도 우리만의 아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칸티나 32에서의 저녁은 단순히 맛있는 식사를 넘어, 포르투의 정취와 미식의 즐거움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잊을 수 없는 밤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 호로 이어짐) [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