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白露)’와 ‘정월 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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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달력상으로 오는 3월 5일(화)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입니다.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라는 우리 옛말처럼 한국에서는 이 무렵이면 본격적인 봄이 되면서 지난겨울 동면에 들어갔던 개구리가 깨어나고 겨우내 꽁꽁 얼었던 대동강 얼음도 녹는 계절이 됩니다.
하지만 계절이 정반대인 남반구에서는 이날에 해당하는 절기가 ‘백로(白露)’이며 올해 한국의 달력으로는 9월 7일이 백로입니다.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위치한 ‘백로’는 한자 그대로 ‘흰 이슬’을 말하고 또한 이는 이슬을 멋스럽게 부르는 말이기도 한데, 계절로 볼 때 이 무렵부터는 농작물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농사에는 이슬뿐만 아니라 비도 중요했는데, 우리 옛 속담에 ‘백로에 비가 오면 십 리 천석(千石)을 늘인다’고 해 백로에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이 들 조짐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백로가 지나기도 전에 서리가 내리면 수확을 망친다고 하였으며, 그래서 ‘칠월 백로에 패지 않은 벼는 못 먹어도 팔월 백로에 패지 않은 벼는 먹는다’와 같은 속담도 있었습니다.
이미 지난 2월에 ‘입추’도 지나고 ‘처서’도 지나면서 뉴질랜드도 가을 기운이 완연해졌지만 아직은 여름처럼 강한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면서 종종 늦더위를 겪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정말 가을이 된 것이 확실하다’고 느끼려면 백로로부터 15일이 지나고 맞이하는 다음 절기인 ‘추분’은 되어야 합니다.


<큰 명절이었던 정월 대보름은?>
한편 지난 2월 24일(토)은 24절기는 아니지만 우리 민족이 명절 중 하나로 즐겼던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음력 1월 15일을 부르는 ‘정월 대보름’은 예전에는 설날부터 보름간 이어지는 축제가 이어지며 이날도 큰 명절로 즐겼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공휴일이 아니지만 북한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이날을 공휴일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날은 달집태우기나 쥐불놀이 등 갖가지 달맞이 행사를 하며 호두와 땅콩, 잣과 같은 견과류를 깨 먹는 부럼깨기를 비롯해 오곡밥, 약밥, 귀밝이술, 나물 및 제철 생선 등을 먹으며 한 해 건강과 소원을 빕니다.
이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고 해 아이들이 쏟아지는 잠을 억지로 참기도 했지만 결국 잠이 들고 만 아이의 눈썹에 밤사이에 어른들이 쌀가루나 밀가루를 발라 놀리기도 하던 날입니다.
그리고 이날 개에게 먹이를 주면 여름에 개에게 파리가 많이 꼬이고 마른다고 여겨 대보름에는 하루 굶기는 풍습이 있는데, 여기서 즐거워야 할 명절이나 잔칫날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개 보름 쇠듯’이라는 속담이 생겼습니다.
또한 오늘날에도 일부 지방에서 열리는 고싸움이나 석전과 같은 행사와 다양한 놀이를 즐겼으며, 농사 준비나 한 해 운세를 점쳐보는 등 실질적인 한 해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