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호주 여행을 자제하고 유학도 신중히 검토하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최근 전해진 국내외 언론 보도들을 종합하면, 해외여행 업무를 관장하는 중국 문화여유부는 6월5일(금)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중국인과 동양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종차별과 폭력사태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호주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호주에서는 중국인을 포함한 동양인들이 백인들에게 대낮에 길거리에서 공격을 당하는 영상들이 공개됐으며 호주 현지 언론들도 인종혐오가 증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문화여유부 조치에 이어 중국 교육부도 6월 9일(화) 웹사이트를 통해, “호주 유학에 대해 장단점을 평가하고 호주를 유학지로 선택하거나 다시 돌아가 공부하는 걸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권고했다.
중국 정부의 이와 같은 조치는 실질적으로는 호주에 대한 여행과 유학을 자제하라는 권고 수준을 넘어 아예 금지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상황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호주의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가 지난 4월말에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해 처음 불거졌다.
이에 대해 중국은 5월 12일(화)에 호주의 대규모 정육업체 4곳으로부터의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으며 일주일 뒤인 5월 19일(화)에는 호주산 수입 보리에 최대 80%의 관세를 부과하며 본격적인 경제보복에 나섰다.
한편 호주 정부는 이번 중국 정부의 유학과 여행 자체 조치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마이클 맥코맥(Michael McCormack) 호주 부총리는, 중국인에 대한 폭력사태는 없었다고 부정했으며 사이먼 버밍엄(Simon Birmingham) 통상투자관광부 장관 역시,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다문화 이민사회이며 중국계 호주인들의 기여도 컸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지난 2019 회계년도에 중국에 국가 전체 수출액의 32.6%에 해당하는 1532억호주달러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하고 714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여기에 관광 분야 역시 지난해 140만명의 중국인들이 호주를 찾았으며 또한 중국인 유학생은 2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무역 보복에 이어 여행과 유학이 중단될 경우 호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진다.
그러나 경제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호주 내에서는 한 하원의원이 ‘양아치 짓(bastard act)’이라고 경멸하는 등, 정치권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잇단 조치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가 강해졌다. 이에 따라 양국간의 갈등은 향후에도 계속되면서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들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호주 경제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코리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