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문제는 교육의 본질이 아니다 (School zoning a red her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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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교사협회(PPTA: Post Primary Teachers’ Association)의 한 보고서에서 크라이스트처치 내 학교들의 학군 조작으로 이 지역에서 교육의 “아파르트헤이트” (Apartheid: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의 인종차별정책, 역자 주)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교육부 장관은 입학 시 지역제한을 두고 있는 크라이스트처치 내 많은 학교들이 학군을 조작하고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면서 만약 어떤 학교가 학군을 조작하고자 해도 그로 인해 학생등록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에서도 학군조작을 증명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사실이 어떻든, 이러한 논란은 학교 교육의 본질에 대한 것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입학 시 거주지역 제한 규정은 불공정과 낭비를 초래하고 있으며 자유롭고 평등한 학교선택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규정을 보유한 크라이스트처치 학교 가운데 1/3 정도). 보고서의 저자는 크라이스트처치에 “화이트 플라이트”(소수 인종을 피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백인들이 이주하는 현상, 역자 주) 의 증거가 있으며 그로 인해 학교들이 인종에 따라 그리고 사회적 수준에 따라 분리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PPTA는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funding), 등급평가(decile ranking) 및 학군 제도(zoning schemes)에 대한 재검토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이 세 가지는 서로 별개다.   학군에 관한 한, 크라이스트처치는 여전히 매우 유동적이어서 새 주택단지에서는 인구 성장이 가파른 반면 일부 지역은 인구감소로 등록학생 숫자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학군을 재검토할 필요성은 없어 보이며 지금 시점에서는 시기상조라 할 수밖에 없다.  


등급평가 또한 학교 교육의 질을 직접 의미하기보다는 해당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평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재정지원은 당연히 낮은 등급의 학교에 보다 비중을 두어야 하며 이 점에서 취약 지역 학교들에게는 등급평가가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어 수시 평가를 통해 도움이 꼭 필요한 학교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학교 교육의 질로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미래가 걸린 교육문제를 두고 도박을 하지는 않는다. 모든 부모는 자녀가 최상의 교육을 받기 원하며 학교 선택에 있어 교사와 학교, 그리고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의 질에 대한 부모의 생각은 그런 만큼 확실하고 타협의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만약 부모에게 선택권이 부여된다면 능력이 떨어지는 학교들은 그 원인이 지도력 부재냐, 교사 부족이냐 아니면 관리 부실이냐 하는 원인과 무관하게 급속히 침체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교장은 자신의 무능함으로 학생 숫자의 감소를 겪게 될 것인데 이러한 현상은 불가피하며 또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규정을 시행할 수 밖에 없다.


낮은 등급의 지역에도 좋은 학교들이 분명 존재한다. 사람들은 그것이 어떤 학교인지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목표는 그러한 학교들이 더 많이 나타나게 만드는 것이다. 학교교육의 평등성과 공정성은 학군 제도 같은 비본질적인 요소보다는 교장과 교사의 뛰어난 능력 그리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의 질 향상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큰 효과가 있을 것이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더라도 결국에는 훨씬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원문: The Press 사설, 번역: 김 유한, NZSTI Member, NAATI Professional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