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사냥꾼 NZ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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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사냥꾼인 매는 한국에서도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과 함께 살아온 친근한 새로 매를 이용한 이른바 ‘매사냥’으로도 유명합니다.
마오리어로 ‘카레아레아(Kārearea)’로 불리는 ‘뉴질랜드 매(NZ falcon)’ 역시 뛰어난 사냥꾼으로 주로 산 먹이를 잡아먹습니다.
뉴질랜드 매는 울창한 숲에서 사냥하는 데 적합한 몸을 가졌으며 관목이나 덤불 지대, 또는 거친 방목지나 구릉지대처럼 좀 더 개방된 장소에서도 발견됩니다.
최근에는 소나무 조림지에서도 둥지가 발견됐는데, 둥지는 큰 나무부터 바위 아래 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치에 만들며, 특히 땅에 둥지가 있는 경우 둥지에 접근하면 천적은 물론 사람도 급강하폭격기처럼 내리꽂히면서 머리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전국에 4,000여 쌍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
뉴질랜드 매는 토종으로 남섬과 북섬은 물론 스튜어트섬에도 드물게 서식하고 한때는 채텀섬에도 서식했지만 지금은 살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섬에서는 로토루아와 타라나키를 잇는 선 북쪽에서는 희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섬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쉽게 만나기는 어려운 새입니다.
매는 너도밤나무 숲부터 덤불 지대, 방목지 등 해안부터 수목한계선의 고산 지대까지 다양한 장소에 사는데, 말버러 지역처럼 포도원에서 발견되기도 하며 드물지만 도시에서 보일 때도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1970년 4,000여 쌍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자료만 있는데, 먹이 활동과 번식에 적합한 서식지가 차츰 줄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와 족제비가 성체와 병아리를 잡아먹는 모습이 촬영되기도 했으며 돼지와 포섬은 알과 새끼를 잡아가곤 합니다.
한편 고압 전선이 많은 설치된 지역에서는 감전사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번식은 봄과 여름에 3~4cm 크기의 알 1~4개를 낳고 부화 활동은 암수가 같이 하지만 기르는 것은 주로 암컷이 하고 수컷은 대부분 사냥에 나섭니다.

<소화 돕는 돌멩이도 종종 삼키는 매>
매는 빠른 비행에 적합하도록 길고 뾰족한 날개와 긴 꼬리를 가졌으며 길이가 40~50cm이고 몸무게는 수컷이 205~340g, 그리고 암컷은 420~740g으로 수컷이 암컷에 비해 ⅓ 정도 작습니다.
날개와 꼬리는 날아오를 때면 더욱 둥근 모양으로 펼쳐지며 앉았을 때는 거꾸로 된 눈물방울 모양의 실루엣을 보여줍니다.
매는 검은 눈을 가졌고 강하게 구부러진 부리 뒤쪽에는 아래로 내려오는 줄무늬가 있으며 성체는 다리와 눈 주변이 노란색이고 등은 대체로 짙은 갈색입니다.
번식기에 암수 모두 영역 방어를 위해 큰 소리로 ‘켁켁켁(kek kek kek)’ 소리를 내면 우하는데 암컷 소리가 수컷 고음보다 낮으며 상호 작용 중에는 ‘지저귀는 소리를 자주 내기도 합니다.
먹이는 대부분 중소형의 새를 사냥하지만 가끔은 갈매기, 가금류, 꿩 등 자신보다 훨씬 큰 먹이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으며 또한 토끼와 같은 포유류도 사냥합니다.
청소년기의 매는 사냥법을 배우는 동안 매미나 잠자리, 딱정벌레 등 곤충도 잡아 먹는데 매는 또한 때때로 소화를 돕는 것으로 생각되는 ‘랭글(rangle)’이라고 불리는 ‘작은 돌’을 삼키기도 합니다.

<국도에서 종종 만나는 새는‘매’아닌‘해리어’>
한편 남섬을 여행하다 보면 흔히 국도에서 포섬 등 이른바 ‘로드킬(road-kill)’을 당한 동물의 사체를 잡아먹으려는 새를 만나는데, 이는 대부분 매가 아닌 ‘늪 해리어(swamp harrier)’입니다.
매는 썩은 고기나 비슷한 건 거의 먹지 않으며 몸길이가 50~60cm인 해리어에 비해 작은데, 비행 모습도 해리어가 느리게 나는 데 비해 매는 먹이를 추격하는 빠른 비행 장면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개구리매’로 불리는 해리어는 아시아에서는 북쪽에서 지내다 동남아에서 월동하는 철새로 한국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편 종종 호주에서 들어온 떠돌이 맹금류와 혼동될 수도 있는데, 그중 ‘솔개(black kite)’는 대략 해리어 크기로 매보다 크며 독특한 갈래 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검은 매(black falcon)’는 더 그을린 검은 색으로 날개가 거의 꼬리 끝까지 닿게 훨씬 더 길고 뾰족합니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