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총각 한국에서 돌아오다(200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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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약 1년에 걸쳐 본지에 ‘키위 총각 데이브의 좌충우돌 한국견문록’이란 칼럼을 쓴 데이빗 가드너 (David Gardner)가 1년간의 한국 문화체험을 마치고 크라이스트처치로 돌아왔다. 그 동안 한국에서의 삶이 어땠는지 데이브를 만나 한국에서 겪었던 얘기를 나누어보았다.

데이브가 한국을 가게 된 계기는 2005년 폴리텍에서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면서부터이다.

매주 목요일 밤마다 열리는 한국어 초급반 6개월 코스를 다니면서 한국어를 처음 익혔다. 하지만 확실하게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6년 2월경 한국에 2주간 다녀 온 이후부터이다.

당시 주로 서울과 도심 근처의 큰 놀이공원, 롯데월드, 에버랜드, 용인 민속촌 등을 둘러봤는데, 여행 이후 한국에 꼭 다시 가겠다는 것과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리하여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또다시 한국어 강좌 초급 6개월 코스에 다시 등록했다.

그런데 등록한 코스가 자신이 1년전 배운 코스와 같은 초급반이었다.

다시 같은 코스를 신청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하자 초급반 과정은 정부지원을 받기 때문에 1학기 등록금이 $7로 무척 저렴한데, 중급자 코스부터는 많이 비싸다며웃는다.

2006년도 이 과정을 마칠 때쯤 CPIT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한국 대전대학교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 곳에 지원해 한국에 가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교환학생 선발의 경쟁률이 높지 않았냐고 하니까 당시 자신이 유일한 신청자였다라고 계면쩍게 웃는다. 아마도 한국어 코스 수업자 대부분이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가족이 있어 교환학생에 지원하지 못했고 총각이고 학생인 데이브가 유일한 신청자였던 탓에 선발된 것이라고 직잠된다.

대전대학교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있는 동안 그는 자신이 예전에 크라이스트처치 Natcoll 컬리지에서 공부한 IT과목을 주로 수°했고 이외에 한국사, 한국어도 배웠는데, 한국어 과목은 교수의 말이 너무 빨라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IT클래스는 B라는 훌륭한 성적(?) 을 받았다고 자랑한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힘들었을텐데하며 대단하다고 칭찬하자 물론 주변 한국학생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그다지 큰 불편이 없었어요. 다만 대전대학교 기숙사에서 같은 동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 교환학생이라 한국어를 그다지 많이 쓰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어요.”

또한 한국에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신의 한국어실력이 그다지 늘지 않았다고 푸념한다. 한번은 등산을 갔었는데, 70세가 넘은 할아버지가 영어로 자신에게 말을 걸어 놀란 적이 있다고 혀를 내두른다.

한국에서 사귄 여자 친구에게서 한국어를 배우긴 했으나 자신의 여자 친구는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인내심이 없었던 것 같다고 한다. 칼럼에서도 소개된 여자 친구에 대해 묻자 아쉽게도 오기 전에 헤어졌다고 한다.

“한국인들 대부분 친절하고 자상했어요. 특히 제가 자주 들리는 과일가게의 아주머니는 제가 갈 때면 항상 한 두개씩 과일 더 주곤 했어요…”

좋은 점 이외에도 한국에서 겪은 나쁜 점에 대해 묻자 조금 생각하더니,

“사람들이 실내, 특히 화장실에서 담배를 너무 많이 피고 아무데나 침을 뱉는 것이 이상했어요. 한국인 대부분이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우는데, 저도 술은 좋아하지만 특히 술집에서 맡는 담배 냄새는 제일 고역이었어요.”라고 토로한다.

한국에서 친구들과 술자리 얘기가 나오자 얼굴이 밝아지며, 이제는 소주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며 활짝 웃는다.

“소주를 처음 마신 것은 사실 한국 가기 전 인 2005년경 크라이스트처치의 한국 식당에서 처음 마셨는데 당시 왜 이런 것을 마실까 했을 정도로 아무 맛이나 향을 느낄 수 없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 갈고 닦은(?) 덕분에 이제 자신의 주량이 소주 1병 반이라고 자랑한다.

이곳에 돌와와서 한국이 그립지 않느냐고 물으니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뉴질랜드가 그리운 줄 몰랐는데, 크라이스트처치도 돌아오니 한국이 그리워요”라며 아직도 버스를 타면 가끔 고맙습니다. 실례합니다란 말이 자신도 모르게 한국어로 튀어나온다고 했다.

데이브는 이곳에서 열심히 IT 공부도 계속하고 또한 영어교사 자격증을 따서 한국으로 꼭 다시 가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돌아가면 광주나 대전 수원 등의 지역으로 가고 싶습니다. 서울은 저에게 너무 큰 도시이고 크라이스트처치와 비슷한 규모의 인간적인 스케일을 가진 곳이 저에게는 생활하기 더욱 편하고 좋아요.”

이제 막 20살을 넘긴 키위 총각 데이브, 벌써부터 한국이 그리운 그가 부디 한국의 소도시에서 그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키위총각이 들려주는 한국의 생생한 체험을 또다시 우리 독자들에게 알려 줄 날도 손꼽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