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셰퍼드와 함께 등장하는 ‘푸른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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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10달러 지폐에는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획득하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한 ‘케이트 셰퍼드(Kate Sheppard, 1848~1934)’가 화폐 인물로 등장합니다.
셰퍼드는 여성 투표권 캠페인을 벌인 가장 중요한 지도자였으며 이를 위해 단체를 만들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으며, 그 결과 뉴질랜드는 1893년에 모든 성인이 총선에서 투표할 수 있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됐습니다.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난 셰퍼드는 20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 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는 애딩턴 묘지에 잠들어 있습니다.
한편 10달러 지폐에는 또 다른 뉴질랜드 상징물로 ‘흰 동백꽃(Camellia japonica ‘alba plena’)’과 함께 ‘푸른오리(blue duck)’가 등장합니다.
그중 흰 동백꽃은 1893년 국회에서 여성 투표권 부여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에게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이 선물한 꽃으로 이후 여성 참정권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를 기념하여 크라이스트처치의 보타닉 가든과 노스 해글리 공원을 가르는 에이번강의 강가에는 ‘케이트 셰퍼드 Memorial Walk’가 있는데 그곳에는 흰동백을 비롯한 많은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애딩턴에 있는 케이트 셰퍼드 묘지


<1903년 첫 번째 보호종으로 지정된 멸종 위기종>
한편 오늘 이야기 주인공인 ‘푸른오리(blue duck)’는 뉴질랜드 고유종으로 마오리어로는 ‘휘오(whio)’라고 불립니다.
현재는 남북섬의 높은 지대의 유속이 빠른 강물에서만 아주 적은 개체가 살아 양 섬 어디에서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산에서 살다 보니 ‘산오리(mountain duck)’ 또는 ‘푸른 산오리(blue mountain duck)’라고도 불립니다.
2011년 기준으로 1,000쌍 정도 성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며 현재도 그 이상으로 늘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는 ‘국가적인 취약종(Nationally Vulnerable)’으로 1903년에 첫 조류 보호종으로는 지정됐습니다.
특히 남섬 외딴 지역(피오르드랜드, 웨스트 코스트, 넬슨 일부)에서 서식지 감소가 계속되는 반면 강변 포식자 통제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개체수가 상당히 증가했습니다.
한편 포식자 통제가 없는 강에서는 짝을 이루지 못한 수컷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둥지를 튼 암컷은 특히 ‘담비(stoat)’와 ‘포섬’ 같은 포유류 천적에 취약하며 쥐와 ‘웨카’는 둥지와 알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또한 남섬 ‘너도밤나무(beech)’ 숲에서 숫자가 감소한 데는 너도밤나무 열매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쥐가 늘었고 그 뒤를 따라 담비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단 푸른오리가 사는 지역이라고 해도 1km2에 한 쌍 정도로 서식 밀도가 워낙 낮아서 보호하려면 대상 지역이 너무 넓어진다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케이트 셰퍼드 Memorial Walk

<서식 밀도 낮아 보호에도 큰 어려움>
성체는 남녀 모두 비슷하고 가슴에 밤색 반점이 있는 균일한 청회색이며 부리 끝 부분에는 눈에 띄게 크게 확장된 검은색 플랩이 있는 옅은 회색 부리가 달려 있습니다.
짙은 회색 다리와 발, 그리고 눈은 노란색인데 공격성을 띠거나 갑자기 겁을 먹었을 때는 부리 상피가 피로 붉게 물들면서 뚜렷한 분홍색을 보입니다.
크기는 50~55cm이며 수컷은 보통 무게가 900g으로 770g 정도인 암컷보다 크며 가슴에 점이 더 많고 머리, 목, 등에 녹색 무지개빛이 더 두드러집니다.
한편 미성숙한 개체는 성체와 유사하지만 늦여름부터 8월경까지 눈이 어둡고 부리가 짙은 회색이며 가슴에 점이 드뭅니다.
수컷은 높은 음조의 이음절 휘파람인 ‘휘-오’ 소리를 내는데 여기서 마오리 이름인 ‘휘오’가 유래되었습니다.
한편 암컷은 위협에 대해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반응하는데 이들은 일부일처제로 한 쌍의 유대 관계는 연중 지속됩니다.
북섬에서는 8월 말 둥지를 틀기 시작해 보통 9월 말에 첫 번째 새끼가 나오며 남섬 대부분 지역에서는 이보다 약 3주 후에 번식이 이뤄지는데, 둥지는 강변 동굴, 강둑의 구멍, 양치류 덩어리 바닥 또는 쓰러진 나무 아래 꾸미며 보통 강 가장자리에 가깝습니다.
암컷이 알을 품는 동안 수컷은 둥지 근처 강변에서 기다리는데 60~65g 무게의 알을 1.5~2일 간격으로 5~6개 정도 낳아 33~35일간 품으며 부모는 새끼를 70~80일 동안 키운 뒤 독립시킵니다.
먹이는 파리 유충과 같은 민물 무척추 동물인데 고산에 사는 푸른오리 중에서는 강변의 식물 열매를 먹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런 습성이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