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공립학교(Round two for charter scho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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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Charter school handwritten on sheet of notebook

뉴질랜드의 많은 교사, 교원 노조,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차터 스쿨(Charter school. 정부와의 협약에 따라 개인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자율형 공립학교. 역자 주)에 대한 논의는 ‘철 지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는’ 느낌일 것이다.
모두 끝났다 생각한 차터 스쿨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는데 찬성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생각이 다를 것이고 좋은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차터 스쿨 논쟁의 두 번째 라운드는 ACT당과 국민당의 연정 합의를 통해 부각되었다.
연정합의서는 차터 스쿨의 재도입을 약속하면서 기존 공립학교의 차터 스쿨 전환을 ‘허용’하는 새 정책도 담고 있다. “허용”이란 표현이 부드러워 보이지만 ACT당 대표 겸 교육부 부장관인 데이비드 세이모어(David Seymour)는 2025년과 2026년에 15개 차터 스쿨을 설립하고 35개 공립학교를 차터스쿨로 전환하기 위해 1억 5300만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며 ‘성과가 부진”한 학교들이 차터 스쿨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터 스쿨은 오랫동안 ACT당의 이념을 담은 프로젝트다. 미국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2014년에 17개의 차터 스쿨이 뉴질랜드에서 문을 열었지만 정권 교체 후 정책이 폐지되었고 결과는 엇갈렸다.
뉴질랜드 교육연구소 테 리우 로아(New Zealand Educational Institue Te Riu Roa) 노조가 입수하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적자금으로 운영된 차터 스쿨의 학생 1인당 비용은 공립학교의 약 세 배를 넘었는데 세이무어는 새 모델에서는 비용에서 공립학교와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보고서는 차터 스쿨 학생의 학업 성취도 보고서가 신뢰성이 낮으며 내용의 일부는 ‘정확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다르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6년, 교내 지도력과 학업성취도 문제로 문을 닫은 노스랜드(Northland) 왕가루루(Whangaruru) 차터 스쿨 사례는 유명하다. 세금이 520만 달러나 투입되었지만 이 학교 36명 학생들은 얼떨결에 실패한 실험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2019년, 교육부는 차터 스쿨 모델을 통해 교육을 개선할 수 있다며 실적이 좋았던 학교 두 곳을 예로 들었지만 결과는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이번 실험이 지난 번보다 더 성공적일 것이라고 볼 근거는 있을까? 세이모어는 실패로 끝난 대다수 차터 스쿨은 1차 실험이었을 뿐이고 그 결과가 ‘수정” 모델에 적용되었으며 학업 성취도 기준에 대한 강력한 감시도 이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ACT당의 희망 프로젝트가 두 번이나 실패한다면 당 대표나 당의 신뢰도가 치명상을 입을 것이어서 달리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차터 스쿨이 다른 학교가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낼 수도 있겠지만 증거에 대한 논란과 정치적 해석이 뒤따를 것이다.

세이모어는 2023년 미국 스탠포드(Stanford) 대학, 교육성과 연구 센터(CREDO, Centre for Research on Education Outcomes)의 긍정적인 보고서를 언급하지만, 공교육 네트워크(Network for Public Education) 같은 비판적 입장의 기관은 우익 싱크탱크인 후버 연구소(Hoover Institution)와의 관련성을 강조하면서 보고서가 독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차터 스쿨의 정책 발표에서 엇갈린 메시지와 모순을 드러내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럭슨(Christoper Luxon) 총리와 그의 유능한 교육부 장관 에리카 스탠포드(Erica Stanford)는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금지와 ‘기본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는 등 핵심 가치를 되찾는 교육시스템이라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는데 학부모들은 대체로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차터 스쿨은 교과과정과 교육시간을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되고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는 계속 허용될 것이며 미등록 교사도 얼마든지 학생을 가르칠 수 있게 된다.
이 정책에 따르면 교육부의 감독과 별도로 학교의 교육성과를 감시하기 위한 새 정부기관도 만들어진다.
차터 스쿨과 관련된 신랄한 표현 가운데 일부는 교사와 노동조합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듯하다.
세이모어의 언론 발표내용은 ‘노동조합의 간섭’ 없는 교육 시스템을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는 ‘교원노조의 차터 스쿨 비판이 노조의 회비감소와 영향력 상실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노조의 행동이 악의적임을 지적하는 동시에 ‘교육의 중심에 학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치적 동기를 배경으로 하는 평가는 역효과가 있기 마련이다.
차터스쿨에 대해 신중해야 할 이유는 많은데 과거 뉴질랜드 차터 스쿨의 학업성취도가 오락가락 했던 게 전부는 아니다.
자금이 부족하고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쏟아지는 시점에 이념적인 시험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산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다.
제한된 자원으로 기존 것과 유사한 다른 시스템을 만들기보다 교실이나 보조교사 등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성과가 불확실한 실험에 돈을 쓰는 것은 낭비와 다름없을 것이나 이것이 연립정치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차터 스쿨의 두 번째 시도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The Press, 17 May 2024).

(번역: 김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