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국민 정신건강(Our state of mind is worr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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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강이나 비용문제처럼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야기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신건강 문제란 사실에 놀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봉쇄조치(록 다운, lockdown)가 이뤄지고 불과 두 달 만에 지역보건위원회(District health board)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진료수요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피터 글럭맨(Peter Gluckman) 교수가 주도하는 오클랜드 대학(Auckland University) 싱크탱크 및 연구센터인 미래예측센터(The Centre for Informed Futures), 코이 투(Kōi Tu)는 지난 6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 구성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글럭맨 교수와 동료 연구원들은 기존 취약계층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겪는 심각한 영향과 별개로 국내외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 때문에 또 다른 취약계층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70만명의 확진자와 31,000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에서는 지난 6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심리적 영향에 대한 보고서가 출판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 대상자의 36%가 중간 또는 심각한 수준의 심리적 영향을 경험했고 25%는 경미하거나 심각한 수준의 정신불안(Anxiety)을 겪었으며 41%는 우울증 증세(depressive symptoms)와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한다. 대규모 사망사태를 피한 뉴질랜드 같은 나라의 국민들도 상당한 수준의 정신불안을 경험할 시기에 다다른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스트레스를 가진 사람에게는 정치적 불확실성도 또 하나의 걱정거리일 것이다.
코이 투 연구소는 과거에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경고를 발표한데 이어 이번 달 보고서에서도 뉴질랜드 국내 및 외국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는 젊은 층의 정신질환 확산에 즉각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럭맨과 보고서 공동 저자는 젊은 층의 정신건강 위기증폭에 대한 원인규명, 예방과 치료요구는 지금까지 대부분 무시되었다고 밝혔다. 1990년대부터 뉴질랜드에서 시행된 정신건강 인식주간(Mental Health Awareness Week)이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제고는) 어느 때 보다 큰 의미가 있다. 정신건강에 대해 마음을 열고 문제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당연히 긍정적인 변화이며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 해도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개인적 수치감도 분명 줄고 있다.


이번 주, 정신건강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가 담긴 발언이 국민당 의원, 토드 뮬러(Todd Muller)로부터 나왔는데 그는 야당 대표로 지낸 53일 동안 겪은 일을 공개했다. 기업에서 성공적으로 일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뮬러는 지난 5월, 전임 국민당 대표인 사이몬 브릿지스(Simon Bridges)의 자리를 이어받고 나서 불안과 공포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폰테라(Fonterra, 낙농회사로 뉴질랜드 최대기업. 역자 주)의 고위 경영자로 있으면서 국민당 대표 못지않은 부담감을 갖고 식중독균 문제를 처리했던 사람이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한 것은) 정치가 본질적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말해주는 듯하다.


뮬러는 정신건강 문제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대화를 기피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난 좋은 예로 죤 커완(John Kirwan)경과 마이크 킹(Mike King)을 꼽는데 이들은 둘 다 농촌 지역의 정신건강 인식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이끌어 온 사람들이다.
캠페인 도중, 마이크 킹은 11살 어린이들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관찰하면서 새로운 자기인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 인식제고 캠페인은 문제해결의 일부일 뿐,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고용전문의 협회(Association of Salaried Medical Specialists) 회장인 세라 달튼(Sarah Dalton)의 입원병상과 정신과 전문의 부족이 수년 간의 예산부족과 맞물려 최악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발언이야말로 정신건강 인식제고 주간에 우리가 접한 가장 좋지 않은 소식이었을 것이다. (The Press, 26 September 2020)

(번역: 김 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