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의 면책특권은 여전히 필요하다 (Immunity has useful purp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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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와 강간 의도의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외교관은 2개월여 전, 체포된 바로 다음 날 웰링턴 지방법원(Wellington District Court)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말레이시아 측과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시간 동안 뉴질랜드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함구하였다.


사건 공개 후,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뉴질랜드 정부는 해당 외교관을 뉴질랜드에서 기소할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정부가 면책특권을 포기해줄 것을 희망했다.  


말레이시아는 이를 거절하였고 해당 외교관이 본국으로 귀국하자 죤 키(John Key) 수상은 그의 문제가 본국에서 적절히 처리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던지 그 외교관이 뉴질랜드에서 기소되지는 않을 것이어서 정부와 사건 피해자는 불만일 수 밖에 없다.


결과가 매우 실망스럽기는 해도 일부의 주장처럼 외교관에 대한 면책특권을 없애는 것이 뉴질랜드 국익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며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그럴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외교관 면책특권은 국제 조약에 따른 것으로 일방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어찌 되었건 외교관 면책특권은 유용성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의 폐지는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다.


면책특권 제도는 수 백 년간 여러 형태로 존재해왔지만 이것이 곧 외교관의 범법행위를 묵인하는 것은 아니다.외교관들은 주재국의 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으며 면책특권은 비협조적이거나 적대적인 주재국 당국의 방해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한다.


외국에 파견된 뉴질랜드 외교관은 뉴질랜드에 와 있는 타국 외교관들에 비해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뉴질랜드는 면책특권을 통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
면책특권의 포기가 가능하기는 해도 실제 사례는 드물어서 외국에 파견된 자국 외교관이 주재국 사법당국의 재판을 받도록 허용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면책특권을 포기한 근래의 유일한 예는 매우 친밀한 국가간의 경우로, 몇 년 전 호주는 뉴질랜드에서 범법행위를 한 자국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포기한 바 있다.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해당국이 부정적 평판을 피해 범법행위를 저지른 외교관을 자국에서 처벌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뉴질랜드 정부가 보도 금지조치를 승인하면서 용의자가 어느 나라 외교관인지조차 밝히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는 보도 금지조치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이뤄진 경우라 할 것이다. 보도 금지조치는 용의자가 자신의 상황을 가족에게 알릴 수 있도록 허가된 것이지만 제한되었어야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 명백해진 뒤 보도 금지조치 해제를 검토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실제로 기자들이 며칠 전 이 사건을 접하고 보도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제 보도 금지조치가 해제된 시점까지 해당 외교관의 자국 언론들은 동 사건을 크게 보도하고 있었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법에 따라 수상조차 이 사건이 어느 나라와 관련된 것인지를 밝힐 수 없었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역자 주: 본 사설 보도 직후, 말레이시아 정부는 입장을 바꾸어 문제를 일으킨 외교관을 뉴질랜드로 보내 재판을 받게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해당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포기한 것이다).

(원문: The Press 사설, 번역: 김 유한, NZSTI Member, NAATI Professional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