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재개를 위한 백신여권(Golden ticket to resume fl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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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가 백신여권(Vaccination passports) 도입을 준비 중이다. 백신여권은 관광산업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백신여권을 보유한 사람이 누리는 여행의 특권은 출입국관리나 행정관리상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요하지만 논란도 많은 백신여권의 도입에 앞서 다른 나라의 경험을 살펴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일요일,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장관(Covid-19 Response Minister),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는 여행자의 백신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백신여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가까운 미래에 백신여권 도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그의 발언은 정부가 내부적인 합의를 마친 뒤 국민들의 반응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에어 뉴질랜드(Air New Zealand)는 오는 4월, 오클랜드-시드니(Auckland-Sydney)간 노선에서 디지털 여행증명(Travel Pass) 앱(app)을 시험 사용할 계획인데 국제항공수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가 2020년 말에 개발한 이 앱은 싱가폴 에어라인 (Singapore Airlines)이나 에미레이츠(Emirates)등 일부 항공사가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디지털 여행증명을 이용하면 백신접종 여부나 바이러스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 시 제시할 수 있는데 관광업계는 정부가 국경을 다시 열고 해외여행 재개를 결정하는데 디지털 여행증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뉴질랜드는 디지털 여행증명을 3주간 시험 사용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 다른 노선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여행증명이나 백신여권은 선택된 소수의 해외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어서 백신접종이나 바이러스 검사에 있어서의 불평등을 드러내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감염위험과 싸우며 일하는 필수업무 종사자 가운데 가난한 유색인종 노동자가 적잖이 있을 것이지만 전세계 통계를 보면 백신접종이나 검사는 주로 부유한 백인에게 편중되어 있다.
백신을 누가 맞아야 하는가에 관한 논쟁도 기본적으로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2월 중순, 유엔 사무총장(Secretary-General of the United Nations)은 안전보장이사회(Security Council)에서 전체 백신의 75%가 10개 국에서 소비되었는데 백신접종이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나라가 130개를 넘는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된 요즈음, 이러한 편차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독감 정도로 여길 수 있는 때가 아직 멀었음을 보여준다.
백신여권을 둘러싼 윤리나 평등의 논란은 말할 것도 없고 프라이버시나 보안도 큰 문제다.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결과 음성이라는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요건을 피하기 위해 허위정보를 제시하는 사례도 이미 확인되었는데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바이러스 청정국가인 뉴질랜드로 입국하기 위해 허위정보를 제시하려는 시도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문제들을 고려하면서 다른 나라의 조치가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를 연구하여 위험성과 경제발전 가능성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백신여권 외에 사람들의 백신 접종여부를 추적, 검증할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전 세계인이 접종을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뉴질랜드 5백만 인구의 안전을 우선하려다 보면 윤리적 논쟁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특권을 가진 사람이 먼저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일이 된 것은 우리가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교훈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The Press, 9 March 2021).

(번역: 김 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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