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뉴질랜드의 항공권 환불 (Air New Zealand’s refund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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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청정’ 자연을 내세워 관광객을 유치했던 뉴질랜드 관광이 이제는 오롯이 내국인을 위한 관광으로 바뀌었다. 
뉴질랜드를 구석구석 여행해보지 않았다면 해외여행을 가지 말자던 옛날 텔레비전 캠페인의 기억이 흐릿한 지금, 코비드-19을 지나면서 뉴질랜드 항공사와 관광업계가 국내관광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코비드-19 이후 항공사들이 엄청난 재정손실을 입은 것은 잘 알려져 있고 다수의 대규모 항공사들이 존립위기에 처해 있다는 암울한 예측도 있다. 
에어 뉴질랜드는 지난 3월 봉쇄조치(Lockdown) 전, 정부로부터 9억달러의 대출을 지원받기도 했지만 국적기인 에어 뉴질랜드에 대한 국민들의 호의는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문제의 일부는 에어 뉴질랜드가 봉쇄조치 전에 항공권을 구입했던 고객에게 환불을 해주는 대신 크레딧을 제공한다는 방침 때문인데 소비자보증법 (Consumer Guarantees Act)에 규정된 환불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법의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민간항공법 (Civil Aviation Act)에 따르면 항공기의 운항취소가 항공사 책임이 아닌 경우 환불의무가 없는데 코비드-19사태가 에어 뉴질랜드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런던처럼 미국 영공을 통과하는 일부 항공편의 경우 뉴질랜드 소비자보호원 (Consumer NZ)이 상업위원회 (Commerce commission)에 이의를 제기하자 에어 뉴질랜드가 환불조치를 했는데 이들 노선에는 미국의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난 수요일에도 회사입장을 옹호하면서 에어 뉴질랜드의 재정이사(Chief revenue officer), 캠 월러스(Cam Wallace)는 고객에게 환불을 해줄 경우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9억달러의 대출금이 모조리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객이나 다수 외부자 입장에서는 고객의 돈을 돌려주지 않으려는 항공사의 의도와 정당성에 공감하기 어렵다. 고객 다수가 환불보다 크레딧을 선호하고 있다면서도 월러스는 ‘일부 소비자’가 환불을 원하고 있으며 크레딧 사용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크레딧을 원활히 사용하려면 적어도 한 달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에어 뉴질랜드의 경영상황이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지난 금요일, 에어 뉴질랜드의 CEO인 그렉 포란(Greg Foran)은 1억5천만 달러의 임금을 추가로 삭감해야 할 처지라면서도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메일을 통해 그는 “향후 에어 뉴질랜드의 수익성이 이전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객은 반가운 소식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라디오 뉴질랜드 (RNZ)는 퀸스타운으로의 가족여행을 위해 지불했던 2천달러 상당의 에어 뉴질랜드의 크레딧을 사용할 수 없는 알렉사 벨(Alexa Bell)의 이야기를 전했다. 벨은 자신을 제외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크레딧으로 여행을 다닐 처지가 아니라면서 환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항공료 환불 대신 당장 쓸 수도 없는 크레딧을 제공함으로써 에어 뉴질랜드는 사실상 고객으로부터 무이자 대출을 받는 셈인데 지금처럼 힘든 상황에서 기업에게 무이자 대출을 해 줄 고객은 아마 없을 것이다. 소비자보호원 원장인 존 더피(Jon Duffy)가 지난달 말, 에어 뉴질랜드가 희망하는 모든 고객에게 환불을 해주라고 촉구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더피는 많은 사람들이 코비드-19로 직장을 잃거나 수입이 없어 이미 지불한 항공권의 환불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면서 “항공사가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문제 장관, 크리스 파포이(Chris Faafoi)는 에어 뉴질랜드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촉구했는데 동시에 정부는 현재의 허점을 보완할 법률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6 June 2020, The Press)

번역: 김 유한, NZ 통번역사협회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