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시내에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반려견 조각상이 낙서 공격을 받았다.
시내 하이(High) 스트리트의 ‘C1 에스프레소’ 카페 앞에는 3마리의 청동으로 된 코기(corgi) 견종의 실물 크기 조각상들이 설치되어 있다.
그중 한 마리는 바닥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모습인데, 이들은 지난 2003년에 여왕의 즉위 50주년(Golden Jubilee)을 기념해 설치됐다.
그런데 최근에 조각상들 중 하나의 몸통에 청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어둠’을 뜻하는 ‘그룸(gloom)’이라는 낙서가 휘갈겨 쓰여져 있는 게 발견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에 미국에서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질식사한 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이른바 ‘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빈발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신고를 받은 시청 관계자는, 이번 일이 아마도 지난 14일(일)에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그룸’은 그동안 다른 낙서(그라피티)에서는 보지 못했던 ‘단어’라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최근 계속 벌어지고 있는 동상을 비롯한 시청 소유의 물건들에 대한 반달리즘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6일(토) 무렵에도 빅토리아 광장에 있는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의 동상 기단에 또 다른 스프레이 낙서가 등장했었던 사건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당일 인근에서는 수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미국의 ‘Black Lives Matter’ 시위에 동조하는 시위가 열린 바 있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코기 동상들은 지난 2011년 2월 지진 당시 한 마리가 도난당하는 바람에 시청이 일단 모두 철거했다가 2014년에 한 마리를 다시 만들어 종전과 같은 자리에 설치한 바 있다. [코리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