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새로운 전성기를 맞으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문신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해온 일이다. 젊은 여성이 문신을 하면 과거에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곤 했었지만 지금은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많은 유명인, 배우, 뮤지션, 수퍼 모델들이 문신을 하는 요즈음의 상황을 보면 문신이 잠시 지나가는 유행만은 아닐 듯 하다.
마오리들이 자신의 문화적 배경과 신성함을 담은 모코(마오리족의 문신)를 많이 하는 뉴질랜드에서 문신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모코는 단순한 장식을 뛰어넘는 의미를 담고 있어, 본지의 컬럼니스트, 타후 포티키 (Tahu Potiki)는 “회교도들이 부르카(burqa: 회교도여성이 입는 전통의상-역자 주)를 스카프처럼 착용하듯 마오리들에게 모코는 같은 의미가 담긴 문신”이라 지적한 바 있다.
피부에 상처를 내는 데 필요한 칼과 그 상처를 채색할 그을음만 있으면 인간은 피부에 표식을 해왔을 것이다. 오랫동안 여러 문화권에서 행해져 온 문신은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뉴질랜드의 파케하(백인)문화권에서 문신은 거친 선원이나 군인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때로는 왕족이나 귀족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의 장식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구분은 이제 모두 사라져버려 뉴질랜드의 해변이나 수영장에서는 문신이 특정 연령층이나 성별 혹은 계층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인의 눈에 보이는 문신을 하는 까닭은 그 표식이 자신에게 중요하고 때로는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겠으나 그로 인한 문제점도 없지 않다. 지난 해, 에어 뉴질랜드 승무원 전형에 지원한 한 여성이 자신의 팔에 있는 마오리 전통 문신을 이유로 채용이 거절된 바 있다. 항공사측은 문신이 다른 문화권의 승객들에게 두려움을 야기시킬 수도 있어 옷으로 가려지지 않는 문신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전에 비해 관용적인 현재의 사회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노출되는 문신을 한 구직자, 특히 일반인을 대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직종에서는 불이익이 엄연히 존재한다.
넬슨에서는 16세인 딸이 양손에 문신을 하자 아버지가 미성년자에게 문신을 시술한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였고 그 후 넬슨 지역 국회의원 닉 스미스(Nick Smith)는 넬슨 시 의회가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문신시술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토록 촉구하고 있다. 그 아버지 자신도 18세가 되기 전에 양손에 문신을 했었으며 지금은 이를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문신사 협회(Tattoo Artists Association)는 자체적으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문신을 시술하지 않도록 하는 윤리규정을 갖추고 있지만 문신연령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없다. 넬슨에서의 사례는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문신사에 의해 시술되었던 까닭에 보다 엄격한 연령규제가 있었다 해도 막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문신연령에 규제를 가한다 해도 여전히 문제는 있는데 남에게 특별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은 어떡해서든 문신을 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문신사를 통해 문신을 하게 되면 피부에 상처를 내는 작업으로 인해 건강상 문제를 야기할 위험성이 더 커지고 문신의 품질 또한 조악해질 것이다. 따라서 건강상 위험요소와 문신으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 특히 취업에서의 어려움 등 두 가지 측면을 젊은이들에게 알리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새로운 유행에 그 어느 때보다 관용적이기는 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이 문신을 곱게 보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문신은 충동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되며 신중해야 할 일이다. 문신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울 수도 있고 문화적 또는 개인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 영구성을 명심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머리 염색이나 제거 가능한 피어싱과는 달리 문신은 신체에 영구적으로 남는 것이므로 미성년자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원문: The Press 사설, 번역: 김 유한, NZSTI Member, NAATI Professional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