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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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인 2월 10일(토)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입니다.
설날은 이날을 전후해 사흘간 쉬는 법정 공휴일로 올해는 그중 하루가 일요일이라 12일(월)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연휴인데, 이처럼 사흘이 연휴인 명절은 설날과 추석뿐입니다.

<설날, 새해 첫날이자 삼가 조심하는 날>
설날이라는 단어 중에서 ‘설’은 새해 첫머리란 뜻이고 설날은 첫날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러면 ‘설’이라는 단어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설’의 어원에 대해서는 대개 네 가지 정도 의견이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낯설다’는 말 어근인 ‘설’에서 나왔다는 의견입니다.
그래서 설날은 ‘새해에 대한 낯설음’이라는 의미와 함께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날’이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설날은 ‘선날’ 즉 ‘개시(開始)’라는 뜻의 ‘선다’라는 말에서 온 ‘새해 새날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선날’이 시간이 흐르며 발음이 부드러워지는(연음화, 連音化) 현상을 거쳐 설날로 변했다는 의견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우리가 나이를 셀 때 붙여 쓰는 ‘살’이라는 말과 같은 계통이라는 의견인데, 실제로 세조 때 나온 불경언해서인 ‘월인석보(月印釋譜)’에는 의미상 ‘살’이 쓰여야 할 부분에 ‘설’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설날을 ‘삼가다’ 또는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뜻의 옛말인 ‘섧다’에서 그 어원을 찾는데, 그런데 이는 설날을 한자어로 ‘신일(愼日)’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일리 있는 의견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신일’이란 ‘삼가고 조심하는 날’이란 뜻인데, 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간 질서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언행을 삼가고 조심해야 함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한편 설날은 ‘원일(元日)’이나 ‘원단(元旦)’처럼 한자어 ‘으뜸 원’ 자로 표현하기도 하고, 또한 조선 역사 기록에는 ‘정조(正朝)’나 ‘세수(歲首)’ 그리고 ‘세초(歲初)’나 ‘세시(歲時)’와 ‘연두(年頭)’와 ‘연시(年始)’ 등의 다른 한자어로도 기록된 바 있습니다.

<언제부터 설날은 민족 최대의 명절이…>
그러면 우리가 언제부터 이 설날을 민족 최대 명절로 즐기기 시작했을까요?
이 역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연중 특정한 날을 명절로 삼으려면 일단은 ‘달력(역법, 曆法)’이 있어야만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날의 유래는 달력과 관련됐다고 할 수 있겠지요.
중국 사서인 ‘삼국지(三國志)’에는 이미 부여족이 역법을 사용한 사실이 나와 있고 신라 문무왕 대 중국에서 역술을 익혀와 ‘조력(造曆)’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또한 중국 ‘수서’에는 신라인들이 ‘원일’ 즉 새해 첫날에 왕이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군신을 격려하고 일월신에게 제사를 지냈으며 서로 문안했다는 기록이 있고, 삼국사기에도 백제 고이왕 때 정월에 천지신명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한편 신라의 독자적인 명절이었던 ‘추석(가윗날)’ 풍속이 있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우리 민족이 이미 오래전부터 고유한 역법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상당히 오래전부터 새해 첫날을 명절로 삼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라 이후로도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는 동안에도 설날은 큰 명절로 이어졌고 전통적으로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보름 동안이 축제 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선 말 을미개혁에 따라 1896년부터 태양력이 시행됐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이 양력을 쓰도록 강요했지만 여전히 민간에서는 설이 큰 명절로 이어졌습니다.
1945년 광복 이후에도 양력 기준으로 이른바 ‘신정(新正)’인 1월 1일이 공휴일이었고 설날은 ‘구정(舊正)’이라고 칭했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이 설을 쇠는 와중에서 1985년에서야 이른바 ‘민속의 날’이라는 낯선 이름으로 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이후 1989년부터 설날이라는 고유 명칭으로 사흘간 쉬는 법정공휴일이 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1999년부터 1월 1일은 그전까지 이틀, 또는 사흘이었던 휴일을 하루로 단축했습니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