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이겨야 할 싸움(This is a battle NZDF must 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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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방위군 내부에서 계급간 학대와 부적절한 성적 행동이 근절되지 않고 있음이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성폭행과 성추행을 근절하기 위한 방위군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오퍼레이션 리스펙트 (Operation Respect)를 통해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는데 오퍼레이션 리스펙트는 방위군내 부적절한 행위의 근절을 목표로 2016년에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유사한 문제를 겪던 캐나다 군이 시도한 방법을 토대로 뉴질랜드 방위군 전체를 대상으로 4년간 수행한 조사의 결과를 담은 68쪽의 보고서는 우리 방위군이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 작성자인 캐롤 맥도날드(Carol MacDonald) 박사와 데비 틸(Debbie Teale)은 400명 이상의 전, 현직 방위군 관련자를 면담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의 존재를 확인했는데 그 핵심은 육, 해, 공군내 다수 군인들이 후환이 두려워 잘못된 일을 겪고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신고하지 않는 “침묵” (code of silence)”이라고 한다.

독립적으로 수행된 조사에서 방위군 조직 내에 피해예방을 위한 전담조직이 없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국방부 장관(Defence minister), 론 마크(Ron Mark)는 일부 용기 있는 군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보고서 작성자에게 털어놓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방위군은 보고서에 제시된 44가지 권고사항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실망감도 드러냈다. 마크 장관은 “보고서는 심각한 문제점을 담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현재의 방위군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덧붙였는데 그의 실망감은 이해할 만하다.  

학대와 괴롭힘, 그리고 성추행은 피해자 개인에게 말할 수 없이 큰 피해를 끼치는데 아동강간범인 로버트 로퍼(Robert Roper) 부사관 사건의 피해자의 경우를 통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로퍼의 피해자 가운데 한명인 마리야 테일러(Mariya Taylor)는 1980년대에 끔찍한 성추행을 겪었다. 당시 공군 신병이던 그녀는 수 차례에 걸쳐 상급자인 로퍼로부터 3년간 추행에 시달린 끝에 다른 나라로 떠났는데 이후 이뤄진 조사에서 로퍼의 잘못된 행동을 차단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잘 알려진 또 다른 사건은 2015년, 포병인 필립 매닝(Phillip Manning)이 자신이 교관으로 있던 와이오우루 부대(Waiouru military camp)의 여성 신병 세명을 대상으로 저지른 성범죄로 인해 교도소에 수감된 사건이다.

뉴질랜드 방위군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독립 조사를 통해 지난 3월, 조직의 문화가 민원업무를 수행하기에 적절치 않음이 드러나자 경찰 고위 관계자들은 (경찰 내) 부적절한 행동에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은데 권한을 가진 사람이 부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타인에게 말할 권리가 있으며 특히 피해를 당했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경험했다면 그 권리는 더더욱 보장되어야 한다.

방위군 운영이 젊은 신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마당에 방위군의 변화는 꼭 필요하다. 요즘 젊은이들이 50년 전, 갓 입대한 신병에게 하던 대우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다. 우리 군은 전형적인 군인들만 모인 곳이 아니라 기술 전문가의 능력도 필요한 곳이다. 방위군내 구성원 모두 스스로 존엄성을 지키면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고 인사관리를 통해 이를 실천해야 할 때다. (17 July 2020, The Press).  

(번역: 김 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