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슨 신임 총리 취임, 한국계 첫 장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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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선 이후 한 달이 넘는 협상 끝에 6년 만에 보수 성향의 연립정권이 탄생하고 크리스토퍼 럭슨 국민당 대표가 42대 새 총리로 취임했다. 

이와 함께 2008년 첫 당선 이후 6선이 된 멜리사 리(Melisa Lee, 57) 의원이 한국계로서는 뉴질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장관 직위에 올랐다. 

지난 11월 27일(월) 데임 신디 키로 총독 앞에서 럭슨 총리를 비롯한 새 각료의 선서식이 있었는데, 특히 이 자리에서 리 의원은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선서하는 역사적인 광경도 벌어졌다. 

선서식 후 리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장관으로 한국어로 선서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 자랑스럽고 럭슨 국민당 정부의 일원이 된 것도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국민당을 중심으로 ACT당과 뉴질랜드 제일당이 동참한 연립 정부는 10월 14일(토) 총선 후 45일 만에, 그리고 11월 4일(토) 특별투표를 포함한 최종 결과가 나온 뒤 23일 만에 구성됐다. 

새 정부의 ‘내각(cabinet)’은 총리를 포함해 총 20명으로 구성됐으며 국민당이 14명, ACT당과 제일당이 각각 3명씩이고, 또한 8명의 ‘각외 장관(outside cabinet)’은 국민당이 5명 그리고 ACT당이 2명이고 제일당은 한 명이 됐다. 

연정 협상 쟁점이었던 부총리는 임기 시작부터 2025년 5월 30일까지는 윈스턴 피터스 제일당 대표가 외교부 장관과 함께 겸직하며, 그 이후 임기 하반기는 데이비드 시모아 ACT당 대표가 맡는 것으로 결정됐다. 

또한 크라이스트처치 교민에게 낮 익은 국민당 제리 브라운리 의원이 국회의장이 됐고, 정부 서열 4위 재무부 장관에는 니콜라 윌리스 국민당 부대표가 공공서비스부와 사회개발부 장관직과 함께 겸직으로 임명됐다.  

한편 멜리사 리 의원은 ‘경제개발부(Economic Development)’와 ‘소수민족부(Ethnic Communities)’, 그리고 ‘미디어 통신부(Media and Communications)’ 등 3개 부처의 장관으로 임명됐다. 

국민당 전 대표이기도 했던 주디스 콜린스 의원은 법무와 국방, 정부 디지털, 과학혁신 기술부와 보안부 장관 등 한꺼번에 7개나 되는 부처의 장관직을 맡게 됐다. 

<새 정부 “49개 행동 목록 담긴 100일 계획 발표”>

(1면에 이어) 럭슨 신임 총리는 11월 29일(수) 의회에서 첫 연설을 통해, 유권자들이 더욱 번영하는 미래는 물론 노동당 정부만이 아니라 정책도 함께 변하기를 원했기에 국민당과 ACT당, 제일당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는 일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49개 행동 목록(list of 49 actions)’이 담긴 야심찬 ‘100일 계획(100-day plan)’을 즉시 시작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CT당 시모어 대표도 3개 정당이 뉴질랜드에 실질 변화를 가져올 작업에 전념했으며 100일 계획이 엄청난 과제이지만 ACT당 장관들은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미 전 정부가 추진했던 많은 정책을 폐지하기로 해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는데, 특히 2018년 노동당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 차원에서 금지시켰던 해양 석유·가스 탐사 활동 재개와 함께 2009년 1월1일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한 금연법도 폐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2019년 3월 모스크 테러 사건 이후 도입된 총기 규제도 개정하고 개인 소득세를 낮추고 마오리어 사용과 소수집단 우대 정책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기존 불필요한 규제를 재검토하고 새로 도입하는 규제 방안을 심사하는 규제부(Regulation)를 신설하고 시모어 대표가 장관직을 맡기로 했다. 

이외에도 49개 목록에는 클린카 할인 제도와 마오리 보건국 폐지와 더불어 와이카토 대학 의대 신설, 응급실 요원 보안 강화, 갱단 패치와 공공장소 모임 금지 등 갱단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수도에페드린이 포함된 감기약 판매 허용과 오클랜드 경전철에 대한 중앙정부의 작업 중지, 그리고 내년부터 초등과 중학교에서 매일 한 시간씩 읽기 쓰기와 수학을 가르치며 학교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앞으로 정책 도입과 집행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한편 국민 간에도 이해 관계에 따른 갈등이 표출될 것으로 보이는데, 49개 정책이 공개되기 전에도 이미 크리스 힙킨스 노동당 대표는, 새 정부 정책은 국론을 더욱 분열시키는 한편 부유층을 우선시하고 노동자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녹색당의 마라마 데이비슨 공동 대표도 100일 계획은 미래도 비전도 없는 무작위적이고 유해한 정책 모음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마오리 보건국과 노동자 보호 조치를 폐지하고 기후 정책을 철회하려는 계획은 의회 안팎에서 엄청난 반대에 부딪힐 것이며, 녹색당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연립 정부에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내보였다. 

한편 ACT당 소속의 입후보자가 선거 직전 사망해 11월 25일(토) 치러진 ‘포트 와이카토’ 지역구 보궐선거에서는 예상대로 국민당 앤드루 베일리(Andrew Bayly) 후보가 88%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직전 해당 지역구 의원이기도 했던 그는 이미 비례 대표로 선출된 상태였으며 제일당을 제외한 노동당 등 다른 주요 정당은 이번에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번 54대 뉴질랜드 의회는 국민당 49석, ACT당 11석과 뉴질랜드 제일당이 8석으로 연립 정부 측이 68석이며, 노동당 34석과 녹색당이 15석을 차지하고 마오리당이 6석으로 야당 진영이 총 55석으로 전체 의원 수는 123명이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