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이랑 산풀이랑 친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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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마당에서 발견한 자주빛깔 꽃의 당아욱은 동내 공원 잔디밭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들어가는 글>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강산이 3번이나 바뀌는 시간이 지났지만,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기 때문에 그사이에 그렇게 많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다. 특히 동식물 같은 자연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가드닝이나 농사에는 문외한이던 나는 Covid 기간을 지나면서 집콕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꽃, 나무, 풀, 그리고 채소와 과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 관심은 나의 행동에도 변화를 일으켜 슈퍼나 가게에서 사 먹기만 하던 채소와 과일을 직접 키워서 수확하게 되었다. 키울 때는 적지 않은 시간과 땀과 비용이 들지만, 매일 조금씩 변해가는 그들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수확하면서 얻게 되는 보람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전혀 알지 못할 기쁨이다. 이런 즐거움 말고도 자연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알게 되면서 얻게 되는 즐거움도 상당하다. 특별히 집 마당이나 공원에서 많이 보는 잡초 중에는 한국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기도 하였다.

주변의 권유도 있고 하여 이런 어린 시절의 추억 이야기와 새 정보를 얻으면서 생기는 작은 즐거움을 다른 교민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이어가려고 한다. ‘잡초(weed)’의 사전적 의미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라고 한다. 그리곤 “농작물 따위의 다른 식물이 자라는데 해가 되기도 한다”라고 덧붙여 놓았다. 그러나 이 정의는 다분히 인간의 관점에서 내린 것이라, 잡초들 입장에서는 무척 억울할 것 같다. 자기들은 나름대로 험한 환경에서 잘 살고 잘 번식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는데 그런 노력은 전혀 인정되지 않으니 말이다.

황량한 벌판에서 본 소리쟁이를 내 마당에서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대부분의 잡초는 인간에게는 별 쓸모가 없지만 번식만큼은 왕성해서 농업에 있어선 재배 중인 작물의 영양소를 뺏어 먹는 건 물론이고 잎사귀나 줄기가 작물을 뒤덮으면서 성장은 물론 생존까지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농약을 쓰거나 제초 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주적(?) 취급을 받는다. 그렇지만 잡초의 씨앗은 기본 몇 년 혹은 수십 년을 땅속에서 버티는 능력이 있다고 하니 이들을 근절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인간은 잡초를 잘 관리하여 유용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할 것 같다. 우리 민족에게는 잡초를 잘 이용하는 특별한 DNA가 있는 듯하다.

우단담배꽃이란 특별한 이름의 들꽃. 산에도 물가에도 흔하게 보이는데 내 마당에도 몇 개 자라고 있다

외국에서는 농사에 큰 방해가 되는 악명이 높은 잡초도 한국에 들어와 외래종으로 번지게 되면, 우리 민족은 이걸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연구한다고 하니 말이다. 때로는 그냥 식용으로, 때로는 약초로 요긴하게 이용하면서… 내가 그동안 여기에서 찾아본 잡초들은 광대나물, 마디풀, 꽃마리, 명아주, 까마중, 개망초, 엉겅퀴, 노랑별꽃, 민들레, 질경이, 큰 질경이, 소리쟁이 등등 무척 다양하다. 잡초 하나를 주제로 주요한 내용만을 추려서 한 편씩 시리즈로 엮어 보려 한다. 그 계절의 들풀이나 산풀 하나에 대하여 모양과 찾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것과 비교도 하고, 그 용도를 찾아보거나, 재미있었던 과거의 추억도 꺼내어 보려 한다. 내 경험과 정보도 제한적이다 보니 분명 독자들이 수정하거나 보충하고 싶은 내용이 많을 것이다. 관심 있는 독자들의 수정과 추가 협조는 언제든지 환영이니 주저 말고 내게 보내 주면 고맙겠다. [글쓴이: John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