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 사기(Block the dating app paras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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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본질은 그리 다르지 않다. 피해자는 통상 여성으로 데이팅 앱을 통해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이 사람의 이름과 프로필, 사진은 모두 가짜로 외국의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하고 있다. 그럴듯한 화면과 정교한 가짜 영상은 그 사람을 진짜라고 믿게 만들어 대화는 이내 앱을 벗어나 개인적으로 이메일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한다.
그런 뒤 본격적인 사기행각이 시작된다. 반전이 있기까지 몇 달 동안 문자와 전화, 그리고 상호 신뢰 형성과 사랑 고백이 이어지다 마침내 문제가 발생하는데 사업실패나 은행계좌 동결, 심지어 비극적인 죽음까지 등장한다. 남자는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데 피해자는 과연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인가. 돈을 갚겠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피해자는 흔히 그간 모았던 돈을 건네고 자식에게 남길 유산도 넘겨주며 그것도 모자라 여기저기 힘닿는 데까지 돈을 빌리기도 한다. 사람을 속여 돈을 빼앗으려는 얼굴 없는 범죄조직에 돈을 상납하는 꼴인데 많은 경우 수십만 달러의 피해를 입고 나서야 상황이 끝난다.
이러한 유형의 사기사건은 사기 가운데서도 가장 악랄하고 교활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주 더 프레스 신문은 비슷한 사기피해사례를 여러 건 보도했는데 바로 틴더(Tinder, 유명 데이팅 앱. 역자 주)를 통해 발생한 사기였다. 피해자들은 사랑, 외로움, 베풂의 감정이 뒤섞여 돈을 넘겨주는데 상황이 미심쩍은데도 불구하고 함정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자신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이 진실이기를, 그래서 돈을 되찾기를 바라면서 현실을 자각하게 될 때까지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고 한 피해여성은 말했다.
이런 유형의 사기사건이 증가하고 있는데 은행 감독관(Banking ombudsman) 니콜라 슬래든(Nicola Sladden)에 따르면 최근 우려할 정도로 증가했다고 한다. 더 프레스가 이 사건을 보도하자 녹색당(Green Party)은 은행이 갖고 있는 고객 보호조치의 내용과 절차를 의원들에게 설명하라고 요청했다. 녹색당 클로에 스워브릭(Chloe Swabrick)은 사기 대처방안과 보완 필요사항에 대한 의견을 대규모 은행으로부터 직접 듣는 것은 국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러한 조치는 적절하다. 은행은 고객보호를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갖추고 있지만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사기범에게 돈을 송금하는 사건은 예방하기가 매우 어렵다. 고객의 지시로 해외로 송금한 것을 은행이 책임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슬래든은 은행이 고객의 거래를 감시할 의무는 없지만 고객이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모호한 거래를 시도할 때 이를 인지하고 경고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적극적인 방어조치가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영역도 있다. 틴더 사기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자기 돈이 떨어지자 사기꾼에게 돈을 더 보내려고 대출까지 받았는데 이런 경우 은행은 더 많은 감독권이 있는 만큼 대출신청 시 돈이 필요한 구체적인 사유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자세한 검토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은행이 사기꾼으로부터 고객을 언제나 보호할 수는 없지만 사기꾼의 행동과 향후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는 의회의 행동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스워브릭은 주장했다. 완전한 해결책은 없겠지만 항상 취약한 사람을 먹이감으로 삼는 기생충 같은 사기꾼은 근절되어야 한다. (The Press, 4 May 2022).

번역: 김 유한, NZ 통번역사협회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