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 봐도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는 노르웨이 로포텐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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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노르웨이 로포텐 제도의 최고 절경인 레이네브링겐 산(山)에서 내려다 본 레이네 마을의 풍경이다.
이 압도적인 풍경에 대적할 만한 곳이 있을까? 사진을 찍으면서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이나 아르헨티나 피레토 모레네 빙하 정도가 이에 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레이니 마을

이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얼마나 로포텐 제도로 오기를 열망했던가?
‘아, 로포텐에 가야하는데’ 숱한 나날을 로포텐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았지만 로포텐은 너무 멀리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노르웨이 사람들도 평생 단 한 번이라도 가고 싶다고 열망하는 곳이다.
노르웨이 최북단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로포텐은 북극권에 속해 있는 오지라 페리로 이동하면 노르웨이 본토에서 1박2일이 걸린다.
비행기로 이동해도 2번 환승에 5시간이 소요되고 공항에서 로포텐 제도의 관광 중심지로 갈려면 3~4시간 또 운전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으로 오기까지의 갖은 어려움과 불편도 로포텐 제도의 숨막히게 아름다운 풍광에 미친 사람들의 로포텐을 향한 강렬한 욕망을 제어하지 못한다.
바다에서 수직으로 날카롭게 서있는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인 산들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거칠고 야성적인 매력을 뿜어내고 로포텐을 4개의 섬으로 갈라놓은 피오르의 에머랄드 물빛은 환상적이다.
바이킹시대부터 대구를 잡고 살았던 어부들의 숙소인 로르부(rorbuer)의 빨간 원색은 파란 하늘과 에메랄드 물빛과 극렬한 대조를 이루며 그림 같은 로포텐 제도에 강한 방점을 찍는다.
자연과 인간이 사는 집의 빛의 조화는 빛을 사물의 생명으로 보는 마치 인상주의화가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실제 로포텐은 19C부터 지금까지 이곳을 방문한 화가, 작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을 제공해오고 있다.
따라서 여름에는 로포텐에서 여러 장르의 예술전시회가 열린다. 짧은 일정과 현지정보 부족으로 이를 못보고 온 것이 아쉽다.
로포텐은 상당히 큰 섬이다. 다리로 연결된 4개의 섬을 다 둘러보려면 최소 4박5일의 장시간 운전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로포텐 제도를 촘촘히 연결하고 있는 유일한 주(主)도로인 E10을 달리면서 곳곳에 흩어져 보석처럼 빛나는 절대 비경들을 보면 장시간 운전의 피로와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람베르그 비치

람베르그 비치를 찍을 때 강한 역광이 내리꽂히고 있었다. 오히려 이 역광이 람베르그 비치 풍광을 사뭇 신비롭게 만들었다.
아스라이 멀리 보이는 칼날 같은 연봉들의 실루엣이 너무 아름다웠다. 북극권에 위치해 있어 6~8월까지 짧은 여름 동안만 초록을 볼 수 있을 뿐 이때를 제외하고 사방이 눈으로 덮여 있는 춥고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로포텐은 대구 산란의 최적지로 대구잡이가 시작되는 겨울에는 ‘물반 대구반’으로 로포텐 피오르 가득 채우는 대구의 황금어장을 찾아 수많은 어선들이 이곳으로 몰린다.
오지 중의 오지인 로포텐이 노르웨이의 수산강국의 중심지가 되는 역설을 사람들은 로포텐에 와서야 체감하게 된다.

대구 덕장

로포텐에서 3박4일 있었지만 로포텐의 경이로운 풍광의 극히 일부만 보았을 뿐 로포텐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들여다 볼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부족한 사진 실력은 아름다운 로포텐의 모습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
이러한 아쉬움에 로포텐을 떠나며 계속 로포텐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로포텐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누구나 다시 보고 싶은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다.
<글쓴이 조동현은 전북 정읍시에 있는 호남중학교 사회 교사이며 교과서 밖의 생생한 학습자료를 찾아 여행을 다니는 한편 서남저널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자신의 여행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