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가 석유 위기에서 살아남는 방법(How will NZ survive the oil 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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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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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대 이란 전쟁이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치솟는 유가, 석유 부족,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맨끝에 위치한 뉴질랜드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는 경험이 없지 않다. 욤 키푸르 전쟁(Yom Kippur War, 제4차 중동전쟁. 역자 주)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나라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석유 금수 조치로 초래된 1973년 석유위기는 세계 경제의 불안정을 가져왔다.
1970년대 후반의 석유파동은 뉴질랜드에 ‘차 없는 날(Carless Days)’을 만들었고 최근 살해된 아야톨라 하메네이(Ayatollah Khamenei)의 직전 전임자인 아야톨라 호메이니(Ayatollah Khomeini)의 집권계기가 된 이란 혁명(Iranian Revolution)을 낳았다.
석유와 전쟁, 그리고 정치는 긴밀히 연결된다. ‘차 없는 날’은 지금 생각하면 텔레톤(Telethons)이나 단거리 걷기처럼 1970년대 뉴질랜드의 독특한 전통 가운데 하나 같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통제된 경제 체계에서 휘발유 소비를 제한하려는 진지하지만 대체로 실패한 시도였을 뿐이다.
뉴질랜드는 국내 비축분과 운송 중 물량을 합쳐 약 52일분의 연료를 갖고 있는데 이번에는 다른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
에어 뉴질랜드(Air New Zealand)는 항공유 절약을 위해 3월부터 5월까지 1,100개 항공편을 취소했다.
나아가 연료 배급제나 주유소 영업시간 단축, 그리고 휘발유를 ‘필수 사용자’에게만 공급하는 제한조치가 이뤄질 수 있고 민방위본부(Civil Defence)가 통제에 나설 수도 있다.
차량 운행을 줄이고 재택근무를 늘려야 할수도 있는데 제한 조치가 어떻게 실행될 것인지, 그리고 국민 공감대가 있는지 의문이다.
어쩌면 정부 대응의 법적 한계에 대한 질문을 담아 최근 발표된 ‘코로나19 조사 보고서(Covid-19 inquiry)’가 유용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 빅토리아 대학교(Victoria University) 심리학 교수 마크 윌슨(Marc Wilson)의 발언처럼 다음 정부가 코로나19 조사에서 가장 먼저 배울 교훈 두 개는 ‘준비성’과 ‘투명성’인데 언제나 어디에나 적용가능한 교훈이다.
고통은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뉴질랜드 화물의 90% 이상은 도로를 통해 운송되므로 고유가는 더 넓은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이번 석유 위기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우리가 불안정한 미래에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번 전쟁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도 석유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에 대한 준비는 더 철저했어야 했다.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데 둘 다 정치적 논쟁거리다.
하나는 2022년 마스덴 포인트(Marsden Point) 정유시설 폐쇄라는 논란 많았던 결정으로 이번 주 불거진 공급 부족 우려가 정치적 책임공방을 불러왔다.
‘리파이닝 NZ(Refining NZ)’을 상업적 이유로 폐쇄를 결정할 때 메건 우즈(Megan Woods) 전 에너지 장관은 정유시설을 살릴 방안을 모색했었으나 동료 장관들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핵심 국가 자산의 매각을 중단하라는 주장도 나오면서 1980년대 국유자산 민영화조치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유소 폐쇄 반대운동을 벌였던 ‘퍼스트 유니언(First Union)’ 노조의 석유·가스 코디네이터가 “만약 중국 동남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뉴질랜드 연료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2023년 논평은 선견지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후회해야 소용없다. 마스덴 포인트 정유소의 전 매니저, 데이비드 키트(David Keat)는 금요일 RNZ와의 인터뷰에서 관점을 바꾸면 지금 위기가 뉴질랜드의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전략적 선물이 될 것이며 석유의 지정학적 리스크 취약성을 고려하여 현 상황을 뉴질랜드가 에너지 자급자족으로 나아가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혁신고용부(MBIE)는 풍부한 강우량으로 2025년 4분기 발전량의 96.4%가 재생에너지에서 나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교통수단 전기화는 유난히 뒤처져 있다. 키트는 2027년까지 100% 순재생에너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남호주(South Australia)를 예로 들었는데 애들레이드(Adelaide) 운전자는 오클랜드 운전자보다 한결 마음이 놓일 것같다.
반대로 우리는 키트가 지칭하는 ‘1980년대 방식’으로 역행하고 있다.
LNG 터미널 건설에 약 10억 달러를 지출하고 더 많은 석유와 가스 시추를 희망하고 있다.
지금은 수력발전과 함께 더 많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가 필요하고 전기차(EV) 인센티브도 더 필요하다.
현 연립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고 전기차 도로 이용료(RUC)를 도입했는데, 둘 다 전기차 수요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는 전기차 인프라에 적절한 투자를 하지 않았고 그 결과, 배터리 구동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은 2023년 10%에서 2025년에는 4%로 급락했다.
과거보다 혜택은 줄었지만 이번 석유위기로 전기차 판매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결국 그동안 우리가 기회를 방치한 셈인데 정부는 지난 2년간 전기차 수요 억제에 온갖 수단을 동원할 게 아니라 전기차 보급 확대에 노력했어야 했다(The Press, 14 March 2026).

(번역: 김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