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섬에서 이 새를 봤다면 꼭 연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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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50달러 지폐에는 토종 조류인 ‘코카코(South Island kokako)’가 등장합니다.
코카코는 ‘노스랜드 코카코(North Island kokako)’와 ‘사우스랜드 코카코(South Island kokako)’ 등 2종이 있는데, 그중 북섬 코카코는 그 이름 그대로 부르지만 남섬 코카코는 ‘코카(koka)’라고도 부릅니다.
남섬 코카코는 북섬 코카코보다 약간 더 작고 색깔도 어두우며 머리 아래에 달린 이른바 ‘턱볏(wattle)’도 파란색이 아닌 주황색을 띱니다.
이 새는 진화 과정도 모호할 정도로 뉴질랜드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살아온 토종 중에서도 토종이라고 할 수 있는 새입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현재 코카코는 극히 적은 개체만이 생존하고 있는데 그중 북섬 코카코는 멸종 위기에 처했다가 적극적인 보호 정책으로 1999년에 약 330쌍에서 2021년에는 2,080쌍으로 늘어났습니다. 현재 각각 100쌍이 넘는 개체군이 리틀 배리어(Little Barrier)섬과 와이카토의 마파라(Mapara), 로토투아 인근 로토에후(Rotoehu) 등지에 서식 중이며 웰링턴 인근의 카피티(Kapiti)섬에도 50쌍 이상이 보호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우스 아일랜드 코카코는 사정이 그렇지 못한데, 1800년대 초반까지 이들은 넬슨 북서쪽에서 피오르드랜드까지 서던알프스 양쪽 너도밤나무 숲과 수목한계선 위의 저지대 관목, 스튜어트섬은 물론 오타고와 사우스랜드의 일부 숲에서 잘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860년대 쥐(ship rat)와 1880년대에 담비(stoat), 족제비(weasel) 등 포식자가 이 땅에 도착한 후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아직 북섬에서는 꽤 남았던 1889년에 벌써 멸종이 언급될 정도로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2007년 웨스트 코스트서 목격 사례 인정>
결국 남섬 코카코 서식지는 피오르드랜드와 스튜어트섬으로 계속 줄어들었다가 20세기 들어서는 1967년 ‘마운트아스파이어링(Mt Aspiring)국립공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더 이상 볼 수 없어 2008년에 자연보존부(DOC)가 멸종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한 해 앞선 2007년에 남섬 웨스트 코스트의 리프턴(Reefton) 근처에서 나왔던 목격담이 받아들여지면서, 2013년에는 멸종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남겨지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DOC는 만약 남섬에서 코카코를 봤다면 꼭 신고해 주도록 당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얼굴이 검고 몸이 진한 회색인 남섬 코카코는 그림처럼 턱밑에 주황색 볏이 달리고 부리 뒤끝이 파란색인 것이 특징인데, 볏이 달린 다른 새도 많으므로 비슷한 새를 만났다면 일단 사진부터 찍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코카코가 이처럼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외부에서 유입된 천적때문이기도 했지만 전통적으로 이 새를 많이 사냥했던 마오리가 유럽인이 도래한 이후에는 유럽의 수집가와 박물관에 팔기 위해 더 많이 잡은 것도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코카코는 날기는 하지만 다른 새보다 비행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북섬 코카코보다 숲에서 뛰어다니거나 점프하며 먹이를 구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도 천적에게 취약한 습성입니다.
여기에다가 경계심이 없어 포식자나 사람이 다가가도 경보를 울리거나 잘 도망가지 않았던 습성도 멸종 위기에 처하는 데 한몫을 했습니다.
일부일처제로 알려진 코카코는 최대 20마리가 함께 숲을 걸어가는 것을 본 목격담도 있는데, 먹이는 나뭇잎과 과일 그리고 꽃과 이끼는 물론 새싹과 꿀, 곤충 및 무척추 동물이며 매년 1,2월 무렵에 번식기를 갖고 보통 한 마리의 새끼를 암수가 돌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