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을 마쳤지만 ‘코로나 19’로 귀국길이 막힌 선원들을 데려오고자 같은 회사 소속의 원양어선이 남대서양까지 2개월가량 걸리는 장기 항해에 나섰다.
지난 6월 7일(일) 남섬 동해안의 티마루(Timaru) 항구에서는 샌퍼드(Sanford) 수산 소속의 ‘산 아오테아(San Aotea) 2호’가 남대서양 포클랜드(Falkland) 제도 인근 해역을 향해 출항했다.
원양어선인 이 배에는 현재 사우즈 조지아(South Georgia)섬 부근에서 조업 중인 같은 회사 소속의 ‘산 아스파이어링(San Aspiring)호’에 전해줄 보급품과 함께 교대할 선원들이 타고 있다.
먼저 25일가량을 항해해 산 아스파이어링호를 만난 뒤에는 귀국할 선원 15명과 함께 잡힌 어획물을 넘겨 받고 다시 티마루로 돌아오는데 전체 일정은 50일 정도이다.
넬슨(Nelson) 출신의 존 베넷(John Bennett) 선장이 지휘하는 산 아오테아는 남빙양과 인접한 태평양 남쪽을 가로지른 후 칠레 남쪽의 케이프 혼(Cape Horn)을 돌아 대서양으로 진입해야 한다.
베넷 선장은 케이프 혼을 18차례 지나친 경험이 있는데, 해당 항로는 거센 파도와 함께 빙산까지 떠다니는 험한 바다로 특히 남빙양과 인접한 케이프 혼을 통과할 무렵 마주칠 기상 상태가 전체 항해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아스파이어링호에서 조업을 마치고 교대를 기다리는 선원은 15명이며 이들은 전원이 타우랑가나 티마루, 넬슨 등 뉴질랜드 각지에서 온 선원들로 이미 130일가량을 가족들과 떨어져 있었다.
이들이 만약 이번에 돌아오지 못하면 최소 8개월간을 바다에 머물며 일해야 하는데, 한편 회사 측에 따르면 교대할 선원들 중 일부는 더 남아서 일하는 것을 선택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교대하던 선원들은 보통 남미 나라들을 통해 항공편으로 귀국했었는데, 이웃한 영국령인 포클랜드(Falkland) 제도를 거쳐 영국까지 이어지는 주당 한 편의 비행기를 이용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코로나 19’로 영국은 물론 남미 국가들도 국경을 통제했거나 입국자들에게 14일간 자가격리를 시키고 있으며, 또한 항공편 연결도 여의치 못해 정상적으로 귀국할 길이 막힌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회사 측에서는 호주에서 배를 빌리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했지만 결국 자체 어선을 현지로 보내 직접 데려오는 방법이 최선이자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산 아오테아 2호는 1993년 노르뤠이에서 건조된 총톤수 1079톤의 원양어선이며 산 아스파이어링호는 2001년 중국에서 건조한 총톤수 1508톤의 심해 트롤어선(deepwater trawler)으로 주로 메로(toothfish) 등을 잡았다. (사진은 작년 12월에 남빙양에서 조우했던 ‘산 아오테아 2호’와 ‘산 아스파이어링호’<왼쪽>) [코리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