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하에 시달리는 의료체계 (Strained systems are no surp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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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ine doctor hand working with modern computer interface as concept

코로나 바이러스사태가 끝났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뉴질랜드 국민들이 코로나 사태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나머지 마스크 착용이나 가끔 손을 소독하는 등 기본 위생조치에 대한 이야기도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월요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출발 전 코로나 검사요건이 사라져 2020년 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국경이 개방되는데 마침 큰 눈까지 내려 관광객이 밀려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관광 및 숙박/요식업계에게는 당연히 기쁜 소식일 것이다. 출발 전 코로나 검사를 너무 늦게까지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올 법한데 여기에 대해서는 인식의 차이도 있는 듯하다.
보건부에 따르면 여전히 하루 평균 약 5,000건의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어제 하루 동안 확인된 신규 감염자수는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인 9명을 포함, 4,869건이었고 지난 28일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환자 가운데 사망자는 16명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겨울철 독감발생으로 보건 및 의료체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경고했던 대로 너무 많은 환자가 벌써 병원과 응급실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발생한 비극적인 두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터프(Stuff)는 임신 20주만에 태아를 사산해야 했던 웰링턴의 한 여성이 병원의 인력부족으로 사산아 출산까지 이틀이나 걸렸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비극이 오클랜드 미들모어 병원(Middlemore Hospital) 응급실에서도 있었다. 두통이 심했던 한 여성이 8시간은 기다려야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병원을 떠났다가 뇌출혈로 사망했는데 한 의사에 따르면 이 사태는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한다. 미들모어 병원의 상황이 특히 심각한데 이 병원 응급실은 하루 약 40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사건 발생 전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경악할 정도라며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독감 확산으로 결근하는 의료진이 늘면서 근무하는 의료진이 부족한데도 환자수는 증가하고 있다. 결국 다른 의료진이 장시간 일하게 되면서 예정된 환자진료는 미루고 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오랫동안 예고되었던 간호사 부족으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 뉴질랜드 간호사협회 (New Zealand Nurses Organisation)는 간호사 인력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사망자는 더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부(Ministry of Health)는 이달 초 언론발표를 통해 이번 겨울이 매우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며 국민 각자 자신의 건강을 잘 돌보아 의료체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것을 촉구했다. 이는 의료체계 과부하의 책임을 이미 상당한 스트레스와 건강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전가하려는 신호로 보인다.
교사나 교직원 가운데 결근자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도 전국 초, 중등 학교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일부 교사와 교육 책임자들은 단호하게 학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너무 빨리 해제했다고 주장한다. 간호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체교사 인력도 부족하다. 팬데믹 기준에 따르면 현재 전국 병원에서 관찰되는 위기는 의료체계에 대한 부담이 과도하다는 점에서 지난 4월 취소했던 적색신호(Red light setting)에 해당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어쩌면 적색신호를 취소한 것이 성급한 조치였을지도 모른다.
다만 과거 국민들이 규제에 반발하여 분명하고 공개적인 불만을 표출했던 현실도 외면할 수 없는데 특히 백신접종 의무화는 일부로부터 큰 반발을 불러왔고 정치적으로도 지지를 얻지 못했다. 꽁꽁 잠가 두었던 국경을 빠르게 열었더라면 그 때문에 빚어지는 결과가 그리 놀랍지는 않았을 것이다. (The Press, 18 June 2022).

(번역: 김 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