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의 꿈‘알바트로스’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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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는 더니든 오타고 반도에서 둥지를 트는 알바트로스의 일반적인 모습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교민들도 많이 즐기는 골프에서도 아주 가끔 ‘알바트로스(Albatross)’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골프에서 기준 타수보다 하나 적은 타수로 공을 홀에 넣으면 ‘버디(Birdie)’라 하고 두 개가 적으면 ‘이글(Eagle)’이라고 한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사실 버디는 종종 나오지만 ‘이글’은 보기가 힘든데, 더군다나 기준보다 무려 세 타수나 적은 경우에 사용하는 ‘알바트로스’는 확률이 600만분의 1 이상으로 정말 희귀한 기록입니다.
알바트로스 인증서를 발행하는 단체의 최근 자료를 보니 전 세계에서 지난 2022년과 2021년에 각 4차례, 그리고 2020년에는 5차례 있었으며 2019년에는 아예 없었고 2018년에는 한 차례였다고 나옵니다.

<‘버디’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탄생>
인터넷의 위키피디아(Wikipedia)에 따르면, 골프에서 ‘버디’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9년 미국이었는데, 당시 뉴저지의 애틀랜틱 시티 컨트리 클럽에서 3명이 플레이 중 조지 크럼프(George Crump)가 파4 홀에서 친 첫 번째 샷이 공중에서 새와 충돌했습니다.
이어 두 번째 샷은 홀컵 몇 인치 옆에 떨어졌고 동반 플레이어인 윌리엄 스미스(​William)와 에브 스미스(Ab Smith) 형제는 동시에 크럼프의 샷을 ‘a bird’라고 외쳤습니다.
결국 당시 크럼프는 짧은 퍼팅으로 1언더 파를 기록했고 이날부터 셋은 이런 경우를 ‘버디(Birdie)’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며 곧 클럽 회원들 모두 함께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기준 타수보다 2타수 적은 경우의 ‘이글(eagle)’ 역시 같은 클럽에서 사용하면서 새 이름이 골프 점수에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했고, 특히 1930년대 뉴욕타임스에서 ‘이글’이 처음 활자화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편 이글보다 한 타수가 더 적은 ‘알바트로스’는 1922년 영국과 미국의 골프 대항전에서 처음 탄생했는데, 당시 ​경기 시작 전 영국팀 주장인 시릴 트레이가 미국팀 주장인 바비 존스에게 만약 경기 중에 3언더파가 나오면 자신이 이름을 정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바비 존스는 나올 것 같지도 않은 기록이라고 생각해 별 생각없이 그렇게 하라고 대답했는데, 시릴 트레이는 정말로 3언더 파를 기록했고 마치 준비라도 했다는 듯 환상적인 비행 실력을 자랑하는 새인 ‘알바트로스’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땅위에선 바보새로 불린 알바트로스>
골프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명에로운 이름을 얻은 알바트로스는 사실 땅 위에 있을 때는 큰 날개와 작은 물갈퀴가 달린 발 때문에 뒤뚱거리며 느리게 걷는 모습이 몹시 우스꽝스럽습니다.
이 바람에 남반구에서는 종종 네덜란드어에서 유래된 ‘바보 갈매기’를 뜻하는 ‘​몰리모크(mollymawk)’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일본에서도 ‘아호도리(あほうどり)’라고 부르는데 이 역시 ‘바보 새’라는 의미로 알바트로스 입장에서는 듣기 꽤나 거북한 이름들입니다.
이는 땅에서는 뒤뚱거리는 모습으로 인해 모양도 우습고 또 붙잡기도 쉬워 갖다 붙인 이름인데, 하지만 일단 절벽에서 몸을 던져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 알바트로스는 사람들이 무시하는 그런 새가 아닌 한자 이름 그대로 ‘신천옹(信天翁)’이 됩니다.
실제로 알바트로스는 거대한 날개로 비행 동력의 98%를 바람에서 얻기에 여러 날에 걸쳐 육지를 한 번도 밟지 않고 날갯짓도 없이 자면서도 수 천km를 날아가는 활공의 명수입니다. 비행할 때 비행기의 피토관(pitot tube)처럼 부리를 통해 풍속을 측정하고 시력에 의존하는 다른 새와는 달리 뛰어난 후각으로 먹이를 찾으며, 바다생물이나 바닷물을 먹은 뒤 염분은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다 보니 알바트로스는 대부분 남반구의 바람이 많은 고위도에 널리 분포하며 북반구에 사는 알바트로스 역시 고위도에 서식하고 이들은 남북극 바다까지 종종 오가곤 합니다.
지난 2020년에는 알바트로스를 비롯한 ‘슴새(petrel)’ 종류를 보호하기 위하여 매년 6월 19일을 ‘세계 알바트로스의 날(World Albatross Day)’로 정하기도 햇습니다.
한편 골프에서 4언더 파는 ‘콘도르(Condor)’라고 하고 기록에 따르면 지금까지 4명만 기록했다고 하는데, 또한 5언더 파는 ‘오스트리치(Ostrich, 타조)이며 6언더파는 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Phoenix)’이지만 둘 다 이름만 있지 실제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