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이 레이서”로 불리는 이들을 고운 시각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스스로 자동차 매니어로 불리기 원하는 그들의 도를 넘는 반사회적 행동은 오랫동안 크라이스트처치의 골칫거리가 되어 왔다.
때때로 그들의 행동은 경찰이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폭력사태를 야기하거나 다른 운전자를 위험에 몰아넣기도 한다.
보이(걸) 레이서는 대개 젊은이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그들의 미숙함이야말로 소음과 파괴적 행동으로 발생되는 문제의 원인이라 할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그러한 문제점을 잘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는 것이므로 그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배려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한 순간에 위험스런 무질서상태로 변질될 수 있는 대규모 모임을 접하는 시민들은 사태의 해결을 오직 경찰의 역량과 능력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012년 2월 18일, 브롬리의 메이시스 로드(Maces Rd, Bromley)에 200대 이상의 자동차들이 모였을 때 경찰은 그들을 봉쇄하고 통제할 힘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바 있다. 일부 운전자들이 번-아웃(고의로 타이어를 태우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하거나 고속으로 주행하는 것이 관찰되었고 노면에 유리조각이 흩어져 있어 경찰은 폭력사태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직전에 있었던 모임에서는 총기와 전기 충격기가 목격되기도 했다.
정복차림 또는 폭동진압 복장을 하고 있던 경찰관들은 메이시스 로드를 차단한 후, 자동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에게 열쇠를 차량 위에 올려놓고 차 안에 머물러 있도록 지시한 후 모든 차량을 천천히 조사하면서 확인이 끝난 뒤에 현장을 떠나도록 했다.
그로 인해 어떤 사람은 자동차 안에서 여섯 시간 이상을 갇혀있어야만 했다. 그날 밤 경찰은 정당한 단속절차를 수행했다고 판단했고 추후 본지에 그 주말 동안 64명의 불법운전자를 적발하고 123대의 위험차량에 대해 운행중단 조치를 취했으며 15대의 차량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에 대해 31건의 이의제기가 IPCA(경찰 불만사항 신고기관)를 통해 이뤄졌고 조사결과, 경찰이 작전수행 중 인권을 침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에 대한 일반적인 이의제기 내용은 긴 억류시간과 화장실 이용을 막고 음식이나 물을 먹지 못했다는 점, 동의 없이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점, 경찰이 폭동진압용 복장을 착용한 점, 그리고 억류된 사람에 대한 경찰의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IPCA는 경찰이 운전자와 탑승자를 자동차 안에 머물게 하면서 차량 밖으로 나올 경우 구속될 것이라 경고할 권한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기본적 요구사항을 제한한 사례(임신 6개월의 여성이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함)는 무례하고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IPCA 대표인 데이빗 커라더스(David Carruthers) 는 “그러한 행동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시민을 존중해야 하는 경찰의 의무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내부 조사를 위해 일년의 시간을 허비한 뒤에서야 IPCA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우려되는 일이지만 모쪼록 경찰이 이의제기 내용을 가벼이 여겼던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다행히 그 사건 이후 경찰은 직무규정을 변경하고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에 대해 사과를 했으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경찰의 조치는 모두 옳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은 수백 대의 불법 개조차량의 배기관에서 내뿜는 시끄러운 소음을 혐오하면서도 경찰이 법에 따라 직무를 수행할 것임을 확실히 하기 원한다.
이로 인해 경찰의 업무수행이 더욱 어려워진다 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경찰이 합법적으로 운전자를 억류할 수 있는 시간은 15분간이지 여섯 시간이 아니란 사실이다.
만약 경찰관이 자의적으로 규정과 업무수칙을 벗어난 행동을 한다면 경찰이 시민을 상대로 법을 집행할 도덕적 권위 또한 잃고 말게 될 것이다.
<원문: The Press 사설, 번역: 김 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 정회원, NAATI Professional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