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우드(Michael Wood)의 발언은 호기심 많은 구경꾼 같았다. 중앙은행(Reserve Bank)의 결정은 다수 뉴질랜드 국민에게 충격이었고 일부 정치인들조차 하늘이 내린 결정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이번 금리인상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충격적인 조치로 훗날 재앙을 초래하거나 후회할 지도 모르지만 피할 수는 없었다.
이번 주에 0.5 %나 인상하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5.25%가 된 기준금리(OCR: Official Cash Rate)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은행 전문가와 금융 평론가들은 이자율 상승이 0.25%를 넘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었다.
급격한 이자율 상승에 따른 사회적 피해를 정부는 관측이나 평가할 무엇으로 여기는 듯하다. 이번 조치가 실업률에 미칠 영향을 묻는 뉴스허브(Newshub)의 질문에 정부 서열 7위인 이민성 장관(Immigration Minister) 마이클 우드(Michael Wood)는 구경꾼처럼 “중앙은행의 이자율 인상이 사람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결정은 물론 정부와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이뤄지지만 다수 국민이 겪고 있는 생계비 위기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나온 그의 무심한 발언은 영 마땅치 않다.
중앙은행의 냉담한 태도는 작년, 아드리안 오르(Adrian Orr) 총재가 의도적 경기둔화가 목표임을 밝히면서 분명히 드러난 바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경기둔화 기조가 이번 주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래 예측보다 더 급격해질(harder landing)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중앙은행의 과제가 인플레이션을 1~3%로 유지하는 것인데 지속가능한 고용의 최대화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둔화와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7.2%인데 기준금리 인상은 주택 대출이자율을 높게 유지하여 소비는 줄고 인플레이션은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누가 치러야 하는 것일까? 1980년대에 유행했던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다”라는 표어는 헬스장은 물론 입에 쓴 경제정책에도 해당되는 것으로 단기간의 긴축과 결핍이 집단의 큰 이익을 가져온다는 의미로 쓰이곤 했다. 1980년대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분석은 동의하기 어려울 지도 모를 일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초래된 고통을 모두 공평하게 분담할 것 같지는 않다. 중앙은행은 지속가능한 고용이 한계치를 넘어선 만큼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 대출이자율을 재 고정하는 가정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주당 $300를 더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부수적 피해를 감수하고 중앙은행이 밀어붙여 인플레이션이 합의된 수준까지 내려간다 해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라면 과연 의미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무엇이고 중앙은행이 통제불가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있다. 한 가지 떠오르는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항공기 연료가격이 올라 2022년의 항공요금 인상을 초래했다. 사이클론 가브리엘(Cyclone Gabrielle)로 인한 식량공급 문제도 한 가지 원인인데 사이클론은 건설단가 등 다른 분야에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주택 대출 금리 상승과 긴축, 그리고 고용위기에 직면한 보통의 뉴질랜드 국민은 외부 특히 국제적 상황으로 인한 고통을 자신이 떠안을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외국 모든 중앙은행이 뉴질랜드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으며 일부는 뉴질랜드에 비해 유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은 경기가 둔화되자 금리인상의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차례 금리인상 끝에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주, 키위뱅크(Kiwibank)의 경제전문가, 재롯 커(Jarrod Kerr)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호주와 달리 “여전히 전쟁 중”이라고 지적했는데 전쟁에는 늘 승자와 패자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The Press, 8 April 2023).
(번역: 김 유한, 뉴질랜드 통번역사협회(NZSTI) 정회원, 호주 NAATI Certifie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