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라고 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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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산지 벌써 1년 반도 넘었다. 아직도 나는 완벽한 한국 사람 같지는 않은데, 어느새 나도 많이 변했나보다.

오래간만에 뉴질랜드에서 한국을 방문한 부모님과 함께한 두달여 시간동안, 나는 바뀌어진 내 자신을 보며 새삼 놀라고는 했다.  겉으로는 아버지, 어머니를 보며”이 외국인들…” 하고 농담조로 이야기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속으로는 내가 처음 한국 올 때의 마음을 떠올리며, 스스로 순수함을 잃지 않았나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뉴질랜드에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나에게 여러가지로 Culture Shock같은 생각에 혼란을 주는 일들도 있었고, 뉴질랜드에서 내가 겪어온 시간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며 마음에 결심한 것들도 있었다.  사소한 것이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표현’이었다.

뉴질랜드에서 길을 가다 누군가를 마주치면 “Hi”하고 인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일지라도 함께 웃으며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한국을 방문했던 아는 오빠가 한국에서 만난 외국인은 모르는 사람이 “HI”하면 경계한다며 신기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나도 그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아파트에서 만난 이웃에게 밝게 인사를 했다가 상대방이 “저 근데, 누구세요? 저 아세요?” 라며 매우 당황해 하셨던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버스를 타고 내릴 때면 큰소리로 기사에게 ‘Thank you’, ‘Cheers’ 등의 인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 말 없이 내리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다고 느껴져, 혼자 괜히 버스 운전사 아저씨를 몇번이고 쳐다보았던 기억도 난다. 그 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좋은 일인데, 여기서는 다른 사람들이 다 안하기 때문에 나도 안 해야 하는 걸까? 만약 내가 좋은 변화를 하나라도 시작할 수 있다면, 그 동안  뉴질랜드에서 해왔던 대로  해 보면 어떨까?’ 였는데, 어느새 나는 무표정하게, 또한 무감각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많은 사람들 중 하나가 되었다. 때로는 ‘혹시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고 의심하게 되어, 다른 이의 친절에도 미심쩍어하는 그런 모습들도 생겨났다.

부모님과 함께 다니면, 잘 가르친 예의바른 어린이들과 같이 다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어디서든 인사성이 바르시고, 끝에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으셨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손님이였는데도 말이다.

나는 생각해 본다. 이 기분좋은 말들을 계속해서 해서 사람들에게 감사함도 표하고,  따뜻함과 뿌듯함도 느끼게 하고, 여유도 누리겠다던 나의 다짐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걸까? 나는 너무나도 당연한 소비자가 되어,  혹은 스치는 행인 중 하나, 바쁜 이웃 중 하나가 되어 오늘도 한국 땅을 누비고 있다.

작은 일에도 크게 표현하던 외국 사람들처럼, 감사하다는 말, 축복한다는 말을 습관처럼 사용하는 그들처럼, 삭막한 한국 땅에서 정신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표현하고 싶다. 그들의 오늘 하루에 나의 한 마디가 비타민이 될 수 있도록…